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리 대부분이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견해는 연준이 처음으로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과 동시에 나와 주목된다.

연준이 23일(현지시간)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은 "과반을 상당히 넘는 수의 참석자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의 둔화가 곧 적절해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11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75~4.00%로 끌어올렸으나,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르면 12월부터 인상폭을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공개된 의사록은 회견 내용을 뒷받침해 12월 빅스텝 가능성에 힘을 보탠 것으로 풀이된다.

다수의 FOMC 의원들은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 집행의 누적된 효과가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평가하기 위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위원들은 올해 단행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미 "물가상승률을 목표치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정도를 초과했을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아울러 위원들은 연준의 연속적인 금리인상이 "금융 시스템의 불안정 내지 궤도이탈 위험을 높였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미 언론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의사록에 경기침체라는 단어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의사록은 "연준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은 경제가 내년 중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거의 기준선에 가깝다"고 언급했다.

연준은 "실질 가계지출의 성장 부진, 글로벌 전망 악화, 긴축적인 금융 여건이 가장 두드러진 하방 위험"이라면서 "물가상승률의 지속적 완화를 위해 추정했던 것보다 더 큰 금융 긴축이 필요하다는 점도 추가 하방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11월 FOMC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히 약해지고, 금리가 (경제 성장에) 제약적인 영역에 진입했다는 명확한 신호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연준은 전했다.

또 지난 회의에서는 복수의 의원들이 기준금리의 최종 수준을 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오는 12월 점도표에서는 내년 예상 금리가 5%에 육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의사록 공개 후 뉴욕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미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뉴스로드] 이다혜 기자 newsroad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