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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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의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크게 낮아지면서, 4대 은행에서만 2천~3천 명에 이르는 은행원이 대거 퇴직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대면 금융 전환에 따른 점포·인력 축소 등과 개선된 조건 등이 희망퇴직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지난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대상은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의 경우 1964년 이후 출생자(근속 15년 이상), 4급 이하 일반직·무기 계약직·RS(리테일서비스)직·관리지원계약직의 경우 1978년 이전 출생자(근속 15년 이상)다.

지난해의 경우 부지점장 이상만 대상이었지만, 올해 직급과 연령이 부지점장 아래와 만 44세까지 낮아져 대상이 크게 늘었다.

앞서 2018년 비슷한 조건의 희망퇴직이 신한은행에서 진행됐는데, 당시 최종적으로 700여 명이 대거 퇴직했다.

특별퇴직금으로는 출생연도에 따라 최대 36개월치 월 급여가 지급된다.

신한은행은 1월 초까지 신청을 받아 이달 말 퇴직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난해 1월에는 4대 은행에서 직원 1,817명이 희망퇴직 했는데, 올해의 경우 이달 말까지 2천명 이상, 많게는 3천명 가까이 퇴직할 가능성이 있다고 은행권은 전망했다.

우리은행도 이번 희망퇴직 대상을 만 40세까지로 늘렸고 NH농협은행은 이미 지난해 11월 18일부터 만 40세로 대상 연력을 낮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NH농협은행에서는 2021년과 비교해 60명 이상 증가한 493명이 작년 말 퇴직했다.

KB국민은행도 작년 12월 28일부터 노사가 합의한 희망퇴직 대상과 조건 등을 공지하고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의 희망퇴직 대상은 1967년생부터 1972년생까지로, 최종 퇴직자는 특별퇴직금(근무기간 등에 따라 23~35개월 치의 월평균 급여) 뿐 아니라 학기당 350만원(최대 8학기)의 학자금과 최대 3,400만원의 재취업 지원금, 본인과 배우자의 건강검진, 퇴직 1년 이후 재고용(계약직) 기회 등을 받는다.

이처럼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낮아지는 것은 직원들의 자발적 희망퇴직 수요가 과거보다 늘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지점장(부장급)은 물론 부지점장(부부장급)도 못 달고 임금피크를 맞아 차장으로 퇴직해야 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그럴 바에야 50대 초반, 40대 후반에라도 빨리 나가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자는 생각으로 직원들이 노조를 통해 희망퇴직 대상 확대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비대면 금융거래 증가로 은행의 인력 수요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인 만큼, 은행권도 인력 과잉 상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국내은행 점포 감소(지점 폐쇄·출장소 전환) 규모는 2018년 74개, 2019년 94개, 2020년 216개, 2021년 209개, 2022년(8월까지) 179개다.

[뉴스로드] 이다혜 기자 newsroad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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