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광화문 빌딩 [사진=연합뉴스]
KT 광화문 빌딩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16일 KT 광화문 사옥과 계열사, 협력 업체 등 10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KT는 이와 관련해 예고된 수순이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압수수색이 전방위로 이뤄진 점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KT는 예정대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 추천 사외이사 후보자 신청 접수를 마감하기도 했다.

김종보 변호사는 KT 새노조의 추천을 받아 사외이사 후보 접수를 마쳤고, KT 소액 주주 운영을 펼치고 있는 네이버 카페의 운영자도 후보로 접수됐다.

새노조는 "김 변호사는 공정거래, 상법, 노동 등 분야의 법률 전문가로,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정경 유착 문제 및 비합리적 기업 경영 문제에 대해 소신 있게 발언하고 개혁을 추가해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KT는 구현모 전 대표이사 시절 KT가 KT텔레캅의 일감을 시설 관리 단체인 KDFS에 몰아주고, 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해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KDFS는 지난 2010년 8월 KT에서 분할돼 빌딩 종합 관리와 인력 공급 등을 하는 사업체다.

비자금 의혹이 일자 KT는 지난 3월 보도 참고 자료를 내고 반박에 나섰다.

KT는 "사옥 시설 관리와 미화, 경비 보안 등 건물 관리 업무를 KT텔레캅에 위탁하고 있으며, KT텔레캅의 관리 업체 선정 및 일감 배분에 관여한 바 없다"면서 "KT텔레캅은 정당한 평가에 따라 물량을 배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입장에도 시민 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은 구 대표와 KT의 전직 임원들이 일감을 몰아주고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사외이사들에게 부정한 향응을 제공했다며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에 배당한 뒤 참고인 조사를 진행해왔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해 12월 서울 구로구에 있는 KT텔레캅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구현모 전 대표가 연임 도전을 포기하고,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됐던 윤경림 전 사장도 사퇴했다.

현재 KT는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대표이사 대행을 맡아 비상 경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KT 새노조는 논평에서 "상당 부분 KT 이권 카르텔의 실체를 검찰이 확인했고, 뒤늦게나마 관련 KT 임원들이 범죄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수사가 급진전하는 분위기"라며 "가장 책임이 큰 구현모는 여전히 대표이사, 사내이사, 자문역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초유의 KT 경영 공백 사태의 원인과 책임이 정권의 과도한 개입 문제에만 있는 게 아니라, 곪을 대로 곪은 KT 내부 이권 카르텔에도 있음도 확인될 것"이라고도 했다.

[뉴스로드] 박혜림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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