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내부 거래금액이 최근 5년 중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지정된 82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지난해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33.4%, 내부거래 금액은 752조 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2%인 275조 1천억원, 국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1.2%인 477조 3천억원으로 파악됐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인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GS, HD현대, 신세계, CJ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196조 4천억원이었다.

이는 2021년과 비교해 40조 5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13.9%로 공시 대상 집단 내부거래 비중보다 1.7%p 높았고, 전년 대비 1.0%p 증가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SK로 4.6%p였다.

공정위는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 국면에서 SK 에너지의 계열회사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5년간 내부 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현대자동차가 2.6%p로, 글로벌 완성차 판매 시장이 호조를 띠면서 수출 완성차에 들어가는 부품 계열사들의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LG는 10대 집단 중 유일하게 5년 연속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해 지난해 9.0%까지 떨어졌다.

총수 일가 및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도 유지됐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소속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1.7%, 지분율 30% 이상은 12.6%, 50% 이상은 18.8%, 100%는 27.7%로 집계됐다.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7.9%, 30% 이상은 19.4%, 50% 이상은 25.8%로 나타났다.

내부 거래 금액도 총수 일가와 2세 지분율이 20%인 회사들이 모두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정보통신업 등의 분야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내부거래 금액은 제조업, 건설업, 운수 및 창고업 등의 분야에서 컸다.

공정위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이 크다는 것만으로 부당 내부거래 소지가 높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총수 일가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 양의 상관관계가 지속되고 있어 모니터링의 필요성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유상 사용 집단·수취회사 수와 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늘었다.

총수 있는 집단의 상표권 유상 사용 비율은 76.4%, 총수 없는 집단의 유상 사용 비율은 40.0%였다.

공정위는 "계열회사 간에 상표권 사용 시 대가를 명시한 계약을 체결하는 집단이 증가하는 등 상표권 거래 관행이 투명화되고 있다"면서도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상표권 수취액의 절대적 규모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는 부분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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