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대기업 집단 72곳 중57곳 대상으로 조사
주식 담보 비중 증가폭은 HL이 가장 커

대기업집단 오너일가 담보주식 비중 및 가치 현황(CEO스코어 제공) [그래픽=연합뉴스]
대기업집단 오너일가 담보주식 비중 및 가치 현황(CEO스코어 제공) [그래픽=연합뉴스]

대기업 총수 일가의 주식 담보 비중이 약 32%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 담보 비중이 절반이 넘는 곳은 8곳이었다. 총수 일가 중에서는 신동빈 회장 등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주식담보 비중이 가장 높았다.

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 72곳 중 상장 계열회사 주식을 보유한 57곳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1월 말 기준 대출 등으로 담보로 제공된 주식은 28조 9905억원 상당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보유 주식 90조 3720억원의 32.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담보 비중이 높으면 담보유지비율 규제에 따른 반대매매 위험 노출도가 높아진다.

대기업집단별로 보면 롯데 총수 일가의 담보 주식 비중은 2022년 말 49.9%였는데, 1월 말 기준으로 76.9%까지 올랐다. 이는 총수 일가 중에 가장 높은 수치다. 롯데 총수 일가는 이 기간 추가로 1002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송파구 롯데월드 타워 [사진=연합뉴스]
송파구 롯데월드 타워 [사진=연합뉴스]

그다음 2위는 아이에스지주(70.7%)였다. 아이에스지주 총수 일가는 지난 1년간 70억원의 대출을 상환했는데, 전체 보유 주식에서 담보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0.9%포인트 올랐다.

DB 총수 일가(58.3%)가 뒤를 이었다. DB는 2022년 말 65.1%보다는 6.8%p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DB는 해당 기간 33억원의 주식 담보 대출을 상환했다.

그다음으로는 한화(56.7%), 한진(55.3%), HD현대(52.2%), SK(50.6%), 삼성(50.4%), 코오롱(48.6%), 금호석유화학(47.7%) 순이었다. 

주식 담보 비중 증가폭은 HL이 가장 컸다. HL은 2022년 말 주식 담보 대출이 0원이었지만 지난 1월 기준 2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2022년 말 대비 1월 말 기준 HL의 주식 담보 비중 증가율은 39.6%p다. 롯데(27.0%p), 한솔(21.5%p)이 각각 비중 증가폭 2, 3위를 차지했다.

1월 말 기준 대기업 총수 일가의 전체 주식 담보 대출액은 7조 1908억원이다. 이는 2022년 말(5조 1681억원) 대비 2조 227억원(39.1%) 늘은 액수다.

주식 담보 대출 금액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삼성 일가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의 지난 1월 기준 주식 담보 대출액은 1조 7500억원으로, 2022년 말(8500억원) 대비 9000억원 늘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3870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2017억원의 대출액을 늘려 뒤를 이었다.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의 1월 말 기준 대출액은 각각 1조 370억원, 5728억원이다.

삼성 총수 일가의 주식 담보 대출 총액은 2022년 말 1조 8711억원에서 1월 말 3조 3598억원으로 총 1조 4887억원 늘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최근 1년간 1490억원의 주식 담보 대출을 받아 총수 일가 개인 금액 증가 4위에 랭크됐다. 이에 따른 대출액은 2022년 말 1880억원에서 지난 1월 기준 3370억원으로 늘었다.

총수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이 늘어난 것은 상속세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8년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2020년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별세 이후 상속세 연부연납이 진행되고 있다.

롯데 총수 일가 역시 2020년 고 신격호 회장 후 상속세 납부 차원에서 신영자 전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보유 주식을 담보로 각각 905억원과 97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았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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