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사진=연합뉴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낸 삼성전자반도체 부문이 향후 2∼3년 안에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메모리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반도체 솔루션 '마하1'을 개발 중인 사실도 공개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주주총회에서 사업전략 발표를 통해 "2024년은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50년이 되는 해로, 본격 회복을 알리는 '재도약'과 DS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해'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 사장은 "기존 사업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1등을 유지할 수 없다"며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얻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투자와 체질 개선 활동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텔에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37.5% 줄어든 399억달러로, 인텔(487억달러)에 이은 2위였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6천3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의 매출도 2022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용 AI 칩 '마하1'을 개발 중인 사실도 밝혔다.

경 사장은 "현존하는 AI 시스템은 메모리 병목으로 인해 성능 저하와 파워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범용인공지능(AGI) 컴퓨팅랩을 신설하고 AI 아키텍처의 근본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 사장은 "메모리 처리량을 8분의 1로 줄이고, 8배의 파워 효율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개발 중인 마하1 AI 인퍼런스(추론) 칩은 그 혁신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저전력(LP) 메모리로도 LLM의 추론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 검증을 했고 시스템온칩(SoC) 디자인을 하고 있다"며 "올해 연말 정도면 칩을 만들어서 내년 초에는 저희 칩으로 구성된 시스템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기흥 R&D 단지에 20조원을 투입한다. 연구 인력과 R&D 웨이퍼 투입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등 반도체연구소는 양적·질적 측면에서 2배로 키울 계획이다.

메모리의 경우 12나노급 32기가비트(Gb) DDR5 D램을 활용한 128기가바이트(GB)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을 쌓은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기반으로 HBM3와 HBM3E 시장의 주도권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경 사장은 "D1c D램, 9세대 V낸드, HBM4 등과 같은 신공정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개발해 다시 업계를 선도하고 첨단공정 비중 확대와 제조 능력 극대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했다.

파운드리는 업계 최초 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2025년 GAA 2나노 선단 공정의 양산을 준비할 계획이다. 오토모티브와 RF 등 특수공정 완성도를 향상하는 등 고객 포트폴리오도 확대할 방침이다.

미래를 위한 다양한 신사업도 준비한다.

경 사장은 "어드밴스드 패키지 사업은 올해 2.5D 제품으로 1억달러 이상 매출을 올릴 것"이라며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와 증강현실(AR) 글래스를 위한 마이크로 LED 기술 등을 적극 개발해 2027년부터 시장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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