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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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고 완전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우리·하나·신한·국민·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고액 성과급 논란 등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임원들에게 5대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완전 경쟁 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임원 회의에서 여·수신 등 은행 업무의 시장 경쟁을 촉진해 금융소비자에게 효율적인 시장 가격으로 은행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제도와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여·수신 시장에서 5대 시중은행의 점유율이 워낙 높다 보니 가격 책정 시 과점적인 게임을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5대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참여자들도 들어와 경쟁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예대금리차 이슈 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완전 경쟁을 해야 효율적인 가격이 가능하며 예금과 대출 또한 완전 경쟁이 되면 마진이 줄게 된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제도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이 임직원에 지급한 성과급 총액이 1조 3천억원을 넘어서면서 비난이 커지자, 이들 은행 과점 체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완전 경쟁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해 영국이 대형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깨려 했던 사례를 눈여겨보고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Brexit) 등으로 산업간 경쟁 촉진이 필요해 은행 신설을 유도했는데, 이에 따라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핀테크와 접목한 형태의 은행 등 일명 '챌린저 은행'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쟁이 촉진되면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은행을 이용할 수 있어 이런 측면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려면 새로운 은행에 대한 인허가 등을 놓고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의 경제적 편익에서 개방된 마음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제1금융권인 18개 은행의 원화 예수금 현황을 보면 5대 시중은행의 점유율이 77%에 달했다.

은행의 원화대출금 또한 5대 시중은행 점유율이 67%로 사실상 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5대 은행이 과점 체제를 이용해 마치 자신들이 모든 것을 다한 것처럼 성과급이든 배당이든 하는 분위기가 있어 과점의 고착화를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로드] 이다혜 기자 newsroad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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