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전지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전지 [사진=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올해 1분기 배터리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수익성이 한층 향상되면서 순조롭게 출발했다.

지난 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4.6% 증가한 6332억원이었다.

조현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같은 실적에 대해 "수요 둔화 영향으로 가전제품이나 전동공구용 소형전지 출하량은 줄었으나, 전기차용 전지 출하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의 총사용량은 75.2GWh(기가와트시)로 작년 동기 대비 39.0% 증가했다.

1분기 영업이익에는 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관련 금액 1003억원도 반영됐다.

IRA에 따르면 올해부터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에 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에 kWh당 10달러의 보조금을 준다.

삼성SDI는 아직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인 '젠5'를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출하가 호조세를 보여 양호한 실적이 전망됐다.

다만,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인 SK온은 1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됐다.

한화증권은 SK온의 1분기 영업적자를 3512억원으로 추정했고, 하이투자증권은 3775억원, 대신증권은 3994억원으로 전망했다.

윤용식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가동을 시작한 미국 2공장의 수율(양품 비율) 개선 속도가 더디고, 2월 포드 F-150 화재에 따른 생산 중단과 격려금 지급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기차 시장은 당분간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는 작년과 비교해 25% 증가한 1195만대로,미국의 전기차 판매 대수는 38% 증가한 129만대로 추정됐다.

특히 미국 IRA 시행으로 전기차 보조금이 확대되고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지원 강화가 이뤄지며 배터리 업계도 혜택을 보게 됐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에는 IRA에 따른 AMPC 예상 금액이 1천억원가량 반영됐는데, 증권가에서는 북미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수혜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받게 될 AMPC 혜택을 올해 6400억원, 내년 2조 4200억원으로 추산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국내 배터리·소재 기업의 북미 시설 투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5년간 7조원 규모의 대출과 보증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삼성SDI의 AMPC 관련 수혜는 스텔란티스와의 북미 합작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SDI가 내실 위주의 보수적 성장 전략을 유지해왔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주 행보가 공격적으로 변했다"며 "제너럴모터스(GM), 볼보, BMW 등으로부터 올해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배터리 양산 체제에서 사업성을 확보하려면 90% 이상의 수율이 나와야 하는데, SK온은 일부 공장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도현 SK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수율 문제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존재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점진적 수율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내년 들어 SK온의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봤다.

SK온도 포드와 손잡고 미국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배터리 생산기지 3곳을 구축하고 있어 AMPC 혜택이 기대됐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IRA로 인해 올해 예상되는 수혜 금액은 4300억원"이라며 "적자가 지속되는 SK온의 실적과 기업가치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봤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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