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나가면서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올해 1분기 여행수입은 30억 8600만 달러, 여행지급은 63억 2100만 달러로 여행수지 적자액이 32억 3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3분기의 32억 8천만 달러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큰 것으로, 1분기 기준 2018년 1분기의 53억 1400만 달러 적자 이후 최대다.

분기별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2019년 4분기 29억 3400만 달러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분기 19억 9천만원, 2분기 9억 2500만 달러로 급감했다.

2020년 3분기에는 12억 5200만 달러, 4분기에는 16억 4900만 달러 적자였던 여행수지는 2021~2022년에 분기별로 2천만 달러 전후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3천만 달러 이상으로 다시 불어났다.

이는 유학·연수 등을 제외한 관광수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유학·연수 수지 적자 규모는 전 분기 6억 1800만 달러에서 올해 1분기 6억 5천만 달러로 5.2% 증가했지만, 관광수지 적자는 같은 기간 17억 6100만 달러에서 25억 8500만 달러로 46.8% 급증했다.

올해 1분기 내국인 해외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00% 이상 급증한 498만명, 방한 외래관광객 수는 같은 기간 500% 이상 증가한 171만명으로 집계됐다.

방한관광객 수가 내국인 해외 여행객 수 증가 폭에 못 미치는 이유는 느린 중국인 관광객 수 회복으로 지목됐다.

중국인은 팬데믹 이전 우리나라 관광객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지난 4월 우리나라 외국인 관광객 수는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55% 회복됐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24% 회복됐다.

한은은 "중국의 해외여행 자체가 3월 기준으로 팬데믹 이전 대비 18% 정도로 매우 느리게 회복되는 데 따른 결과"라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외 여행객 급증에 여행수지 적자가 서비스수지 적자를 키워 경상수지 개선의 발목을 잡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인다.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44억 6천만 달러 적자로, 분기 기준으로 2012년 1분기 이후 11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경상수지 개선, 서비스 수지도 중요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해 코로나19 이후 내국인 해외 여행객 수가 급증해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의 적자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평균 233만명 수준이었던 내국인 출국자 수가 코로나19 여파로 3만명까지 감소하며 여행수지 적자가 개선됐지만, 올해는 이런 긍정적 요인이 사라질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올해 서비스 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전체 경상수지 악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며 여행수지 개선을 위해 관광 산업 경쟁력 확보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로드] 이다혜 기자 ekgp8089@newsroa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