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사진=연합뉴스]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사진=연합뉴스]

씨제이(CJ)올리브영의 ‘독점적 사업자 지위 남용(갑질)’ 의혹을 조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가 구창근 전 대표와 이선정 현 대표, 법인 검찰 고발과 함께 약 60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경영리더의 승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J올리브영은  이선호 경영리더의 지분 11.04%를 포함해 CJ(주) 51.15% 등 특수관계인이 100%의 지분을 가졌다. CJ의 최대주주는 이재현(보통주 42.07%) 회장이며 이선호(보통주 3.2%, 우선주 28.98%) 리더는 2대 주주다. 

최근 공정위의 ‘CJ올리브영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및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한 건’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공정위 측 심사관 의견은 구 전 대표(현 CJ ENM 대표), 이 현 대표와 법인을 모두 검찰 고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공정위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하고 심사관 의견은 검찰의 구형과 같은 성격이며, 이달 개최되는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에서 제재 여부와 수위가 최종 결정된다.

공정위는 올해초부터 올리브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올리브영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자사 납품업체가 경쟁사인 랄라블라나 롭스 등과 계약하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들 경쟁사들은 지난해 폐업 수순을 밝았다. 

또한 올리브영은 이같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협력사들에게 할인 행사를 이유로 납품가를 후려친 다음 행사 후에 정상가로 판매하는 등 갑질을 한 의혹도 불거졌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에 대해 재발 금지 등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과 법인 및 전현직 대표 고발이 적정한 제재라고 상정했다. 올리브영의 위반행위가 매우 중대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심사보고서상 세부평가 기준을 보면, 공정위는 CJ올리브영의 위반행위에 대해서 3.0으로 산정했다. 심사보고서상 과징금 부과기준을 보면 해당 점수가 2.2이상일 때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로 평가한다.

공정위 조사의 주요 쟁점인 헬스앤뷰티(H&B) 시장에서의 CJ올리브영 시장지배적 지위가 인정되면 과징금 부과기준율에 따라 해당기간 동안 관련 매출액은 약 9조8000억원으로 판단돼 최대 5800억원 수준(부과기준율 3.5%~6.0%)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올리브영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랄라블라나 롭스 등 H&B 스토어뿐 아니라 화장품을 판매하는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과 경쟁하고 있어 시장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리브영 매장을 살펴보면 주요 상권마다 촘촘하게 입점해 있다. 

건대입구역 인근 올리브영 매장이 오는 24일  영업개시를 앞두고 공사를 서두르는 모습 [사진=뉴스로드]
건대입구역 인근 올리브영 매장이 오는 24일  영업개시를 앞두고 공사를 서두르는 모습 [사진=뉴스로드]

<뉴스로드>의 현장 취재에 따르면, 건대입구역 주변에만 이미 4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데, 또 다른 신규 매장이 오는 24일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폭발적으로 매장이 늘면서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21년 2조1191억원 매출에 13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올리브영은 작년 매출 2조7809억원, 영업이익 271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CJ그룹은 공정경쟁을 지향한다는 컴플라이언스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CJ의 컴플라이언스 정책 가이드 일부 [자료=CJ 홈페이지]
CJ의 컴플라이언스 정책 가이드 일부 [자료=CJ 홈페이지]

또한, 여기에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CJ의 컴플라이언스 정책 가이드 일부 [자료=CJ 홈페이지]
CJ의 컴플라이언스 정책 가이드 일부 [자료=CJ 홈페이지]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실천하지 않으면 사회를 속이고 기만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삼성그룹의 종가이자 고 이병철 회장의 장손인 이선호 리더의 입지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선호 리더는 지주회사인 CJ를 제외하면 올리브영의 사실상 최대주주이자 CJ그룹 후계자이기 때문이다. 

최종 소비자들을 직면하는 소매업종은 도덕성에 흠집이 나면 복구가 힘들다.

CJ그룹은 불특정 다수의 최종소비자들과 직면하는 업종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여전히 그같은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선호 리더가 향후 어떻게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갈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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