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증가 [사진=연합뉴스]
기업대출 증가 [사진=연합뉴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 10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올해 중소기업 파산신청 건수가 역대 가장 많았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전달 말 대비 3조 8000억원 증가한 998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해 283조원 증가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9월 말 423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금융권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이미 1400조원을 넘었다.

상호금융 166조원, 새마을금고 110조원, 신협 72조원, 상호저축은행 64조원, 기타 11조원 등이다.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5.35%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2020년 12월 2.89%, 2021년 12월 3.37%, 지난해 12월 5.76%로 급등하며 13개월 연속 5%를 넘겼다.

올해 10월 중소기업의 신규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이 62.1%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소기업들이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고전하면서 대출 연체율이 높아져 올해 법인 파산 신청도 역대 가장 많았다.

금융감독원과 대법원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올해 9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작년의 1.8배 수준인 0.49%였다.

경기 부진과 고금리, 고물가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지고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출 연체율도 앞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올해 1~10월 전국 법원에서 접수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363건으로 작년 대비 66.8% 급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13년 이후 최대로, 파산 신청을 하는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 상태가 이어지며 중소기업은 계속 어려운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며 "물가 탓에 지원 자금을 투입하기도 쉽지 않고 은행이 대출을 조이면 중소기업의 도산 가능성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이 필요한데 부실 중소기업은 자금 지원으로 연명하도록 하는 것보다 원활한 폐업을 지원하고 임금근로자로의 전환, 중소기업의 자생력 제고를 통한 재기 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로드] 이다혜 기자 ekgp8089@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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