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연합뉴스

[뉴스로드] 최근 주가가 급등한 이른바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전) 주요 종목의 대주주와 임원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팔아 이익을 실현했다. (주)두산 대주주와 한화솔루션 임원들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가 급등한 틈을타 매도 이익을 크게 누렸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그룹 지주회사 ㈜두산(000150)은 최대주주로 있는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주가가 급등한 시기에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두산은 지난달 31일 두산에너빌리티 보통주 2천854만주를 주당 2만50원에 시간 외 거래로 처분해 총 5천722억원을 확보했다.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에 선제 대응하고자 지분을 매각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하지만 원전 정책 수혜 기대에 8월 내내 가파르게 상승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두산의 블록딜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가는 8월 26일 장중 2만3천50원까지 오른 이후 상승 폭을 반납해 지난 8일 장중에 1만7천800원까지 밀렸다.

㈜두산의 블록딜에 앞서 두산에너빌리티 임원들은 자사주를 고점에 가까운 가격에 매도해 이익을 실현했다.

이 회사 진종욱 상무는 결제일 기준으로 지난달 12일 이 회사 보통주 5천주를 주당 2만200원에 장내매도로 처분했다. 매도 금액은 총 1억100만원 규모다.

박홍욱 두산에너빌리티 부사장도 지난 8월 17일 자사주 3천300주를 장내매도했다. 처분 가격은 주당 2만800원, 총 6천864만원어치다.

'태양광 대장주' 한화솔루션에서도 임원들의 자사주 매도가 잇따랐다.

임원배 한화솔루션(009830) 전무는 지난 8월 18일 이 회사 보통주 5천328주를 주당 4만9천원에 처분했다. 그가 장내에서 매도한 주식은 총 2억6천107만원 규모다.

같은 회사 권기영 부사장도 한화솔루션 보통주 1천주를 지난달 30일에 주당 5만1천200원에 장내매도했다. 주식 매도 금액은 총 5천120만원이다.

한화솔루션 주가는 7월 중순 3만원대 초·중반대에서 등락하다가 수직으로 상승해 8월 하순에 5만원을 돌파했고, 지난 8일 장중에는 5만5천원까지 올랐다.

'태조이방원' 강세 흐름에 국민연금도 2대 주주로 있는 방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한국항공우주(047810) 지분을 일부 매도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은 7월 말 681만2천563주(13.46%)에서 8월 말 634만3천506주(12.53%)로 46만9천47주 감소했다.

8월 한 달간 국민연금은 장내에서 꾸준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최저 5만3천933원(8월 1일)에서 최고 7만9천55원(8월 31일)이다.

또 국민연금이 보유한 한국항공우주 주식도 7월 말 1천7만1천528주(10.33%)에서 981만4천56주(10.07%)로 25만7천472주 줄었다.

8월에 국민연금이 한국항공우주를 매도한 가격은 최저 주당 5만5천17원(8월 1일), 최고 6만867원(8월 31일)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개별 종목이 호재를 만나 주가가 급등했을 때 최대주주나 임원 등이 지분을 처분해 시세차익을 보는 일이 종종 있다.

작년 초에는 '애플카' 협력설에 현대차(005380) 주가가 급등하자 당시 현대차 임원 12명이 주식 총 3천402주(우선주 포함)를 처분했다. 처분액은 총 8억3천만원이었다.

하지만 회사 경영 상황을 잘 아는 최대주주나 임원의 주식 매도를 시장은 대개 부정적 신호로 받아들인다. 실제로 이들의 지분 처분 후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경우도 많다. [연합뉴스]

 

뉴스로드 김선길 기자newsroad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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