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철순 대표, 실명에 하반신 못 쓰게 돼...최근 서울 모 대학병원에서 수술 후 입원
- 권 대표 친동생 내외, 도움 줬다가 사망에 이르러
- "임 부회장, 2018년 국회 국감장 위증"...국회 상임위 26명, 전원 고발에도 '불기소'

권인철 거산 부회장 [사진=뉴스로드]

지금은 거의 잊혀졌지만, 거산(대표 권철순)은 GS건설(대표 허창수 회장, 임병용 부회장)의 갑질로 연매출 100억원대의 탄탄했던 지방 중소기업이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면서 지난 2018년 국회 국정감사 당시 큰 화제가 됐었던 기업이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권철순 거산 대표이사는 당시 7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고 근로자들의 임금 등을 지불하기 위해 사채를 얻어 쓰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지속적으로 겪으면서 한쪽 눈을 실명했고, 치료시기를 놓치면서 요추 여러개에 손상을 입어 하반신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권철순 대표는 최근 서울의 모(某) 대학병원에서 허리에 큰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로드>는 권 대표 대신 회사를 이끌고 있는 그의 친오빠 권인철 거산 부회장을 만났다...<<편집자 주>>

"아파트 붕괴 사고, 예고됐던 것...손해보지 않으려면 부실공사 할 수 밖에"

권 부회장은 "최근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 붕괴 사고는 사실상 예고됐던 것"이라며 "GS건설 공사를 재하청받아 제대로 공사를 하면 손해를 보기 쉽고,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철근을 빼 먹던지, 값싼 자재를 사용하던지, 납기를 단축해 인건비라도 줄여야 한다. 그러니 부실공사는 어쩌면 당연했던 일"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부실한 제도와 나쁜 관행으로 인한 건축물 붕괴사고와 피해가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며 "이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부당한 하도급 구조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에 따르면, 당시 GS건설은 지난 2013년 국방부가 공개 입찰한 평택 미군기지의 통신시설 공사를 약 2000억원에 낙찰받았고, 이에 대한 노무공량, 재료비 등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하도급 입찰을 했다. 거산은 공사금액의 약 60% 수준에서 전기공사를 응찰해 약 47억원에 수주를 받았다. 

그러나 공사를 할수록 적자가 늘고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왜 그런지를 확인했더니, GS건설이 약 35억원 규모의 노무공량(인건비)을 숨겼던 것을 알게 됐다.

이에 여러차례 GS건설측에 이의 개선을 요구했지만, GS건설측에서는 사실상 이를 수용하지 않은 채 공사가 마무리 됐고, 거산은 인건비 지급 등을 위해 사채까지 끌어다 써야 했을 만큼 심각한 경영난에 처했다. 

권 대표 친동생 내외 사망에 이르고 권 대표는 실명에 반신 불수로

이 과정에서 권 대표에게 도움을 줬던 형제들까지 어려움에 겪게 됐고, 결국 권 대표의 친동생 내외는 사망에까지 이르게 됐다. 

권 대표 본인도 극도의 스트레스로 한쪽 눈을 실명했고, 이어 요추 질환까지 악화되면서 하반신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2018년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권철순 대표 뒤로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2018년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권철순 대표 뒤로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2018년 국회 국감에서 억울함 호소했으나... 의원 26명이 고발해도 '불기소'"

앞서 권 대표는 여러 근거와 자료를 통해 지난 2018년 국회 국감장에서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이날 국회 국감장에서 임병용 부회장이 거짓 진술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다음해인 2019년 해당 상임위 국회의원 26명은 임 부회장을 '위증죄'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불기소'로 처분했다. 

이 과정에서 지상욱 전 국회의원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권 부회장은 회고했다.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지낸 지상욱 전 의원은 연세대(토목공학 학사), 스탠퍼드대(토목공학 석사), 도쿄대(건축공학 박사)에서 공부한 건축전문가이기도 하다. 

특히, 지 전 의원은 GS건설 핵심 관계자와 직접 만나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권유까지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권 부회장은 밝혔다. 

하지만, GS건설 실무자들은 서울로 올라가겠다는 권 부회장을 만류하고 굳이 경주를 방문해 상호 협의할 것을 요청한 후 나중에 3억원의 협상액을 제시했다고 한다. 

거산은 실제 손해액에 비해 턱 없이 적은 금액이다보니 이를 수용할 수 없었는데, 후일 법정에서는 '6명의 실무진이 경주까지 먼 거리를 무릅쓰고 방문해 협상액을 제시했으나, 거산이 거절했다'고 (GS건설 측에서) 주장했다고 권 회장은 말했다. 

그러면서 "재벌기업인 GS건설이 해마다 지출하는 소송비 규모를 감안할 때, 어떤 로펌이 우리같은 중소기업의 소송을 흔쾌히 맡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권 부회장은 김유근 전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 단장을 찾아가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별 다른 도움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GS건설, 2018년 1조원 넘게 벌어...최근 6년간 영업이익 4.1조원

GS건설은 국회 국정감사를 받았던 2018년 매출 13조원, 영업이익 1조640여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올린 영업이익 합계액은 4조1010억원에 달한다. 

허창수 GS건설 회장은 지난 2011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무려 12년 동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직을 수행한 재계의 거물이자 GS그룹의 총수다. 

임 부회장도 GS건설을 10년째 경영하고 있지만 건축 전공자가 아니라, 서울대 법대 학사, 석사학위를 취득한 엘리트 검사 출신이다. 

GS건설의 최근 6년간 경영실적 [자료=전자공시/뉴스로드]
GS건설의 최근 6년간 경영실적 [자료=전자공시/뉴스로드]

애초 법정 다툼의 결과는 정해져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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