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조선 동반 추락에 경영실적 악화...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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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HJ중공업 조선부문 대표(좌),  홍문기 HJ중공업 건설부문 대표(우) [사진=연합뉴스]
유상철 HJ중공업 조선부문 대표(좌),  홍문기 HJ중공업 건설부문 대표(우) [사진=연합뉴스]

HJ중공업이 올해 상반기 적자 전환하면서 자본잠식 규모가 확대되고 부채비율이 폭증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HJ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86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23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41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HJ중공업은 1년 반 동안 부채는 3897억원 늘고, 자본은 1514억원 감소해 부채비율이 383% 증가했다. [자료=전자공시/뉴스로드]
HJ중공업은 1년 반 동안 부채는 3897억원 늘고, 자본은 1514억원 감소해 부채비율이 383% 증가했다. [자료=전자공시/뉴스로드]

매출액은 14.2% 확대된 906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률은 -9.5%에 달했다.

부채비율은 835%까지 증가했고 1년 사이 총부채는 3449억원 늘어난 2조34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말과 비교하면 부채는 3897억원 증가, 자본은 1514억원 감소해 부채비율이 1년반만에 383% 폭증했다. 

이같은 경영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은 특히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HJ중공업의 매출 비중은 건설이 70~80%, 나머지는 조선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충당금이 증가하는 등 조선업과 건설업 모두 실적이 악화됐다.

HJ중공업이 상반기 국내외 건설현장에서 쓴 공사원가는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2조8617억원, 국내 시공현장에서 발생한 누적공사손실은 958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선 부문에서도 후판가격과 인건비 인상 등으로 생산원가가 전년 대비 늘어나면서 1463억원의 누적손실이 발생했다.

또한 회사채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원가율(매출 대비 원가)도 더욱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HJ중공업은 앞서 지난 2019년 1월 필리핀 소재 수빅 조선소가 현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자본금 대비 자본총계 비율이 -140%를 기록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후 HJ중공업은 2021년 동부건설 컨소시엄으로 대주주가 변경되고, 홍문기 대표와 유상철 대표를 수장으로 선임하면서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홍 대표는 건설부문을 맡고, 유 대표는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조선부문을 맡아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경영실적 악화가 심화되고 대내외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HJ중공업이 이같은 어려움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12월30일 종가 기준 1주당 8040원이었던 주가는 29일 389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1년반 동안 절반 이하로 추락한 셈이다. 

한편 하반기 연이은 수주와 개선 노력을 통해 영업실적과 현금흐름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HJ중공업 건설부문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공사,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건설공사 등을 중심으로 4조7000억원 규모의 공사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부문 역시 5500~9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10척과 각종 특수선을 포함해 1조8000억원 규모의 일감을 이미 확보했다.

이에 업계 등에서는 하반기 HJ중공업의 영업 실적과 현금 흐름 등이 개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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