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수와 수출의 동시 침체로 하반기 경기회복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상저하고 가능성 제고를 위한 경기회복 모멘텀 확보 절실'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사실상 역성장이라고 지적했다.

민간소비 -0.1%, 건설투자 -0.3%, 설비투자 -0.2%, 수출 -1.8% 등 모든 수요 부문이 감소했지만, 수입 감소폭이 -4.2%로 이를 상회하면서 역성장을 방어했다.

연구원은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일시적인 소비 침체가 있었지만, 수요가 예상보다도 크게 감소한 것을 보고 심리적·경기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7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3.2% 감소해 2020년 7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설비투자는 8.9% 감소해 11년 4개월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건설수주액도 전년 동기 대비 55.3% 감소하며 12년 9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8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4% 감소했고, 그 중 대중국 수출은 19.9% 감소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는 20.6%나 줄었다.

연구원은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6월부터 다시 하락하면서 경기 저점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3분기 한국 경제가 대중국·반도체 수출 부진, 고물가로 인한 실질 구매력 약화로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한 전형적인 불황 국면에 위치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이 점차 약화하고, 수출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경우 L자형 장기 침체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연구원은 다만 지난해 하반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보다 높아지는 '지표상 상저하고'는 가능하지만, 가계와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는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로드] 이다혜 기자 ekgp8089@newsroa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