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업계가 대규모 적자의 여파로 예금금리를 낮춰 이자비용을 줄이고 여·수신 규모를 축소하는 등 긴축경영에 나섰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01%로, 작년 말 대비 1.36%p 떨어졌다.

현재 SBI·OK·웰컴·한국투자저축은행 등에서 연 4% 수준의 최고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5대(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금리가 3.5∼3.80%인데 중소형 저축은행 중에서는 이보다 금리가 낮은 곳도 있었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0.8~1.0%p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데, 최근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고작 0.2~0.5%p 높은 금리에 예금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최근 저축은행업권의 대규모 적자가 있다.

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저축은행업권이 기록한 순손실은 1413억원으로, 상반기보다도 손실 규모가 453억원 늘었다.

저축은행업권은 지난 4분기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대응으로 6~7%대 특판 상품을 판매하면서 이자비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 1~9월 저축은행이 지출한 이자비용은 4조 48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1배다.

중앙회 관계자는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1.2배 증가에 그쳤다"며 순손실의 배경을 설명했다.

저축은행은 예금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비용·수신규모 축소로 실적 부진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4분기 금리 인상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말 121조 3572억원이었던 저축은행 수신은 올 9월 말 3조 5천억원가량 줄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정기예금 금리 1%포인트를 낮출 때마다 이자비용 1조원을 아낄 수 있다"며 "이러한 수신규모 감소는 자금이탈이라기보다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한 자구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은 수신규모가 줄면 대출 규모가 함께 감소하는 구조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저신용채무자의 상환능력이 취약해진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9월 말 연체율은 6.15%까지 올랐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건전성 지표의 빠른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업권에서는 당분간 보수적으로 여신을 운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수신 안정화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를 기반으로 수익성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로드] 이다혜 기자 ekgp8089@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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