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왕ICD 이용해 철도 물류 늘리면 탄소중립·경영정상화 두마리 토끼 잡는다"
- "노후 시설·장비 교체하고 운송사별로 나눠진 점용 구역 통합해야"

오는 6월말 30년 점용계약이 종료되는 의왕ICD(내륙컨테이너통관기지, 사장 김인호)의 향후 활용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의왕ICD의 주주는 코레일 25%, 주요 운송사(삼익, 천일, 세방, 한진, CJ대한통운, 국보 등)들 75%로 구성돼있다. 

의왕ICD의 점용계약이 종료되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직무대행 고준영)와 의왕ICD 간에는 재계약 또는 (자동)연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부지 소유권을 가진 코레일은 사용자인 의왕ICD에 새로운 계약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경영상태를 개선하고 철도물류확대를 통한 탄소배출 저감을 달성해야 한다고 물류전문가가 지적했다.  

구교훈(물류학박사) 배화여대 국제무역물류학부 겸임교수는 3일 <뉴스로드>와 만나 "현재는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장관 원희룡), 코레일 모두 뚜렷한 활용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만일 이같은 상태로 계약이 종료되면 자동으로 연장되거나 재계약이 이뤄질 수도 있다. 이는 사실상 직무를 유기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편집자 주>>

구교훈 교수 [사진=뉴스로드]
구교훈 교수 [사진=뉴스로드]

"의왕ICD 이용해 철도 물류 늘리면 탄소중립·경영정상화 두마리 토끼 잡는다"

구교훈 교수는 의왕ICD 재계약 과정에서 철도 화물 운송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만년적자인 코레일의 경영정상화를 꾀할 수 있고,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의왕ICD는 수도권 물류의 요지인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 일대에 약 23만평 규모로 조성돼 주로 수출입 컨테이너 화물을 장치, 보관, 하역, 운송, 혼재작업 등을 수행하는 내륙수송기지이자 철도수송기지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곳에서는 수출입 화물의 통관도 이뤄지며, 이를 위한 세관·식품검사소·식물검역소 등 정부기관과 철도운송업체·은행·관세사 등의 시설이 들어서 있다.

구교훈 교수는 "최근 IPCC(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6차보고서가 발표됐다. 유럽연합은 운송부문의 탄소 저감을 위해 도로운송을 철도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캐나다는 40%, 미국은 20%, 유럽연합(EU)은 10% 이상의 철도운송분담률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1.5%에 불과하다"며 "그런데도, 지난 21일 정부가 발표한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의 수송부문 대책을 보면 실천의지와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고 우려했다. 

구 교수는 "정부는 2030년까지 2018년(9810만톤) 대비 탄소배출을 37.8% 줄이겠다면서도, 정작 도로운송을 철도운송으로 전환한다는 방안은 빠져있다. 국토부에서도 철도의 탄소배출량이 도로운송의 4%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정작 도로운송을 철도로 전환한다는 방안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의아하다"고 짚었다. 

정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2030년 NDC(탄소배출 감축 목표)에 따르면 수송부문은 2018년(9810만톤) 대비 37.8% 줄어든 610만톤으로 2021년 발표했던 수치와 같다. 주요 정책은 전기차, 수소차 등 무공해차량 보급과 철도·항공·해운의 저탄소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대부분 선진국들이 도로운송을 줄이고 철도운송을 확대한다는 것과 비교하면 실제로 확연한 차이가 있는 셈이다. 

구 교수는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교통정체와 교통사고 등 부수적인 사회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철도의 화물운송 분담률 제고 정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노후 시설·장비 교체하고 운송사별로 나눠진 점용 구역 통합해야"

코레일은 지난해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E'를 맞아 성과급을 반납하고 중대재해가 발생해 기관장이 경고를 받기도 했다. 

구 교수는 "이처럼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이유에는 의왕ICD의 핵심인 오봉역의 비효율적인 열차조성 동선과 노후한 장비와 시설도 포함된다"며 "ICD인입철도 선로를 컨테이너 흐름에 적합하게 변경하고, 노후 장비도 대폭 교체하면 효율이 상당히 향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기획재정부와 국토부는 이같은 투자가 이뤄지려면 현재보다 화물수송량 증가를 요구할 것"이라며 "이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것과 비슷한 얘기"라고 덧붙였다. 

구 교수는 "이번 의왕ICD 재계약을 계기로 운송사들에게 운송물량을 늘릴 것과 노후시설 교체를 위한 투자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군별운영방식을 통합운영으로 전환해 인력과 장비 등을 최적화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토부와 코레일이 점용기간 종료를 앞두고 좋은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에서 도로운송이냐 철도운송이냐를 결정하는 주체는 운송사다. 재계약 과정에서 수용해줄 부분은 수용해주더라도 중장기적으로라도 철도수송분담률을 확실히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구교훈 교수(물류학 박사)는 40여년 동안 세방, 코레일 등 물류분야에서 근무하며 국내 물류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고, 한국물류관리사협회 회장직을 역임했으며, 한국국제물류사협회를 창설해 회장직을 맡고 있다. 

우송대 물류시스템학과 겸임교수(8년)을 거쳐 배화여대와 인천대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물류자문위원, 국토교통부 우수물류기업인증 심사위원, 국가직무능력표준 물류분야 개발위원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구교훈 박사의 무역실무 길라잡이' 등이  있다. 

 

저작권자 © 뉴스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