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히안 스티븐 렁 홍콩 UBO 이사 "헝다, 집 팔아 빚 갚기는 어려울 것"

헝다그룹 본사 [사진=연합뉴스]
헝다그룹 본사 [사진=연합뉴스]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의 주식거래가 28일(현지시간) 재개됐으나, 장중 87% 급락하면서 시가총액 189억 홍콩달러(약 3조2000억원)가 증발했다.

다만, 상장폐지 한달여를 앞두고 극적으로 거래가 재개됐다는 측면에서는 나름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홍콩 증권거래소(HKEX) 등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헝다 주식은 장중 한때 0.22홍콩달러에 거래되며 시가총액이 거래 중단 직전일 거래 당시 218억 홍콩달러에서 29억 홍콩달러로 기존 가의 13%수준에서 거래됐다. 

이 주식은 지난해 3월 21일 거래가 정지됐다가 약 17개월 만에 거래가 이뤄졌다.

한편, 헝다 신에너지차와 부동산서비스 주식은 중단된 지 16개월 만인 지난달 거래가 재개됐다.

헝다 측의 역외 부채 구조조정 계획에는 부채의 일부를 주식 연계 상품과의 스와프(SWAP, 교환)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주식의 거래 재개는 헝다 입장에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HKEX 규정에 따르면 거래정지 기간이 18개월에 도달하면 상장폐지가 될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

카이히안 스티븐 렁 홍콩 UOB 이사는 "앞으로도 헝다의 운영과 주가 전망은 어려울 것"이라며 "주택구입자들이 국영 업체를 선호하는 데다 경기부양 혜택도 받을 수 없어, 헝다가 주택 판매로 빚을 갚을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헝다는 지난 27일 올해 상반기 순손실이 330억 위안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매출은 44% 증가한 1282억 위안, 부채는 지난해 말 2조 4400억 위안에서 2조 3900억 위안으로 소폭 감소했다.

앞서 지난달 HKEX에 제출한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2021~2022년 헝다그룹의 연결기준 순손실은 5819억 위안에 달했다. 반면 경영난 가시화 이전인 2020년 순이익은 81억 위안을 기록한 바 있다.

헝다는 28일 당국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판매 재개를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연초에 나타난 부동산시장의 단기 호황을 성공적으로 포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헝다의 외부감사인인 프리즘 홍콩·상하이는 계속기업으로서 사업 관련 복수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사업보고서에 대한 감사 의견을 유보했다.

헝다는 이전에도 연간 사업보고서의 감사 의견이 두차례 유보됐었다.

헝다 측은 해외부채 구조조정 계획의 성공적인 이행과 나머지 대출기관과의 상환연장 협상이 제대로 성사돼야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헝다는 이달 초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에 따른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홍콩과 케이맨 제도의 법원은 다음 달 초 317억 달러(약 42조원) 상당의 역외 채무 구조조정 계획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헝다는 2021년 말 채무불이행과 주택건설 중단, 하도급업체 공사대금 미지급 등을 일으키며 중국 부동산 부문 위기의 중심을 차지했다.

[뉴스로드] 이다혜 기자 ekgp8089@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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