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사협의회, 사측 2.5% 인상안 '수용불가' 밝혀...쟁의대책위 가동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연합뉴스]

작년 반도체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낸 삼성전자가 올해 임금 인상률을 두고 노사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노사협의회와 대표 교섭권을 가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노조)과 올해 임금 협상 과정에서 기본 인상률을 2.5%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기본 인상률 2.5%에 개인별로 적용되는 성과 인상률 평균 2.1%를 감안하면 평균 인상률은 4.6%로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라며 "특히 사원급 중에서 상위 평가를 받으면 10% 가까이 연봉이 인상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조는 8.1%를 요구하고 있다. 노사협의회도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회사가 협상에 대한 진정성이 전혀 없다"며 '단체행동'을 위한 쟁의대책위원회도 가동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올해도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의 적자 지속으로 반도체 사업의 흑자 전환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한 초유의 사태로 위기감이 고조되며 지난달 DS 부문은 경계현 DS부문장(사장) 주재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DS 부문 임원들의 올해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DS 부문 사내 게시판에는 주제와 상관없이 '노조 가입 완료'를 뜻하는 '노가완'을 제목에 붙이는 등 초과이익성과급(OPI) 예상 지급률 공지 이후 성과급 '0'인 반도체 직원들의 노조 가입이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물가 인상률, 반도체 경영 여건 등을 고려해 노사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임금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실적 개선에 힘을 모아야 하는 절실한 시점"이라며 "자칫 임금 인상을 둘러싼 힘겨루기로 경쟁력이 약화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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