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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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드]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전 9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연 1.75%였던 기준금리를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2020년 3월 16일 금융통화위원회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고 같은 해 5월 28일 0.25%포인트를 추가로 인하한 바 있다.

이후 아홉 번의 동결을 거치고 2021년 8월 26일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상하며 ‘통화정책 정상화’ 시작을 알렸다.

기준금리는 최근 약 10개월 사이 0.25%포인트씩 다섯 차례에 이어 13일 0.50%포인트 오르며 총 1.75%포인트 인상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통상적인 인상 폭인 0.25%가 아닌 0.50%포인트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도 전례가 없다.

이와 같이 이례적 통화정책을 단행한 것은 그만큼 물가상승 압력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해 같은 달과 비교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6.0% 상승했다. 1998년 11월 외환위기 당시의 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 급등뿐 아니라 경제 주체들의 물가 상승 기대 심리가 강한 점도 방치하기 어려운 문제다.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2012년 4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고,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 기록이다.

물가에 대한 심리적 눈높이가 뛰면, 경제주체들이 그에 맞춰 상품·서비스 가격과 임금 인상에 나서며 물가가 높아진 채 굳어질 우려가 있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생산자물가도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번 기준금리 상승에는 ‘한국·미국 기준금리 역전’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당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0.00∼0.25%포인트로 좁혀졌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같은 물건이라도 더 많은 원화를 주고 수입해야 하는 만큼, 수입 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 급등세를 부추길 수도 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으로서는 0.25%포인트만 올렸을 때 한미 정책금리 역전 시점이 앞당겨지고, 역전 폭도 커지는 것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재 환율에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전망이 이미 반영된 것 같은데, 실제 인상 폭이 0.25%포인트에 그치면 환율은 더 올라가고 수입 물가가 높아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13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서, 미국과의 격차는 0.50∼0.75%포인트까지 커졌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26∼27일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0.00∼0.25%포인트 높아지는 역전 상황에 놓이게 된다.

 

뉴스로드 이다혜 기자newsroad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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