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층 더 높아진 韓 항공우주 기술력...국제적 위상 새삼 느껴"
- "민간항공 시장 확대...해외 파트너와 상생 모델 찾아 규모의 경제 달성해야"
- "탄소배출 절감·친환경 관련 각국의 기술적 방안 눈길 끌어"
- "각국 기업체들, 우주에서의 자국 주권 위한 노력 경주...위성산업 성장 체감"

2023파리에어쇼 현장 [사진=이준곤 교수]
2023파리에어쇼 현장 [사진=이준곤 교수]

1년 만에 다시 방문한 프랑스 파리는 내년 하계 올림픽 준비로 도시 전체가 공사와 도로 정비 등으로 매우 분주한 분위기였다.

여기에 지난 19일부터 파리 외각의 르 부르제 (Le Bourget) 공항에서 국제 최대 항공 전시회인 파리 에어쇼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프랑스는 세계적 규모의 3대 방산 전시회를 격년마다 개최하고 있다.

유로사토리(Eurosatory)와 유로나발(Euronaval)이 같은 연도에 행사를 개최하고 그 중 가장 규모 있고 역사를 자랑하는 파리 에어쇼(Paris Air Show)는 1909년 최초 시작되어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1949년 이후 격년으로 홀수 연도에 개최된다. 코로나19로 인해 2021년 행사가 취소되면서 4년 만에 열린 54번째 행사로 국제 항공 전시회 규모와 역사면에서 가장 권위있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전세계 55개국에서 2500개 이상의 항공우주관련 기관, 기업체가 참여했다. 프랑스는 자국 행사인 만큼 최다 규모인 1100개 이상, 미국 425개, 독일과 영국도 각 100개 이상, 중국과 일본은 각 29개, 우리나라는 총 24개 기관과 기업체에서 참여해 주최측 추산 총 32만명이 넘는 인원이 방문했다.

또한 군수, 민수용 157종의 항공기가 전시되었고 에어쇼, 회의, 시연회, 리셉션 등 총 320개가 넘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신기술 동향, 신규 시장 수출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 및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었던 귀중한 자리였다.

▲"높아진 韓 항공우주산업 위상 다시 한번 느껴"

필자는 지난해 개최된 지상, 해상 방산 전시회인 유로사토리와 유로나발 전시회를 각각 참석하면서 이미 체감했지만 그 이후에도 한층 더 높아진 우리의 항공우주 기술력과 대외적 성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최근 FA-50의 폴란드, 말레이시아로 이어지는 수출 성과와 KF-21의 개발 순항, 민·군수 우주 분야의 잠재적 약진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의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에 대해 한껏 높아진 관심과, 해외 기업체로부터 다양한 협력 기회를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민간항공 시장 확대...해외 파트너와 상생 모델 찾아 규모의 경제 달성해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민간 항공수송 분야 회복의 신호탄을 알리듯이 인도의 저가항공사인 인디고 (IndiGo)에서 수조원대로 예측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중형 항공기 500대 계약은 파리에어쇼 첫날부터 큰 화제가 되었다.

이는 항공 운송 수요의 회복에 대한 확실한 신호이며 이에 따라 유럽과 미국의 항공기 제작업체들은 회복과 성장을 고려한 다양한 기종 개발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항공기 제작업체는 초음속 항공기 개발 현황을 공개하면서 과거 중단된 콩코드 항공기 같은 초음속 여행의 부활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급변하는 글로벌 항공시장의 분위기 속에서 우리나라도 과거 중형 항공기 개발을 시도했지만 중단됐던 사례가 회상되기도 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충분한 물량, 기종의 선정 및 해외 협력사와의 수익성 검토 단계에서 경제성이 동반된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했던 부분이 내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근 일본은 중형기 개발 사업인 스페이스젯(Space Jet, 과거 MRJ)의 실질적 개발을 중단한 반면 중국은 지난달 자국산 중형 항공기 C-919의 최초 상업 비행을 성공시켜 우리에게 여러가지 시사점을 남겨주고 있다.

현재 검토중인 군용 해상 초계기, 대형 수송기의 국내 개발 수요를 과거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입체적으로 검토하고, 해외 파트너와 상생의 모델 도출 및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우리 항공 산업의 핵심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탄소배출 절감·친환경에 대한 각국의 기술적 방안 눈길 끌어"

이번 행사에서는 탄소배출 절감 및 친환경에 대한 각국의 기술적 방안들도 눈길을 끌었다.

파리에어쇼의 장소인 르부르제는 지난 2015년 파리협정이 채택된 곳이기도 하다. 이후 협약 목표인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45% 감축, 2050년까지 순배출량 0%를 위해 항공업계에서도 다양한 탈탄소 대안을 제안하고 있다. SAF (Sustainable Aviation Fuel, 지속 가능 항공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다양한 인센티브, 전기항공기 (eVTOL), 수소 항공기, 태양광 및 디지털과 항공교통 관제 시스템과 협업으로 연계된 최적의 비행 매개변수(경로, 고도, 속도)를 통해 친환경 비행을 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ESG 경영과 연계한 SAF 적용과 다양한 탈탄소 기술을 개발, 그리고 해당 공급망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글로벌 목표에 동참하는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각국 기업체들, 우주에서의 자국 주권 위한 노력 경주...위성산업 성장 체감"

끝으로 위성산업의 성장을 체감할 수 있었다. 각국의 기업체들은 시장 확장을 위한 다양한 위성 기술과 서비스, 지구 환경 모니터링, 관측, 통신, 항법, 군사용 위성 및 우주 탐사 등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했고 우주에서 자국의 주권을 위한 노력들이 경주되고 있었다.

특히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위성 통신 시장에서의 디지털 격차 해소,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예측하고 보호하는 역할 및 군사용 정찰감시 임무 등의 증가를 보면서 현재 우리도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위성 분야 사업들 또한 글로벌 협업을 통해 충분히 한단계 성장하고 발전되기를 기대할 수 있었다.

4년 만에 다시 열린 파리에어쇼는 그 이름에 걸맞게 항공산업의 글로벌 동향 및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우리 기업들도 이제는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위상과 기술적 수준이 다른 글로벌 국가들에 비해 전혀 뒤쳐지지 않았고, 오히려 많은 부분에서 주목과 기대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해외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강력한 신뢰와 협업의 글로벌 파트너로 당당히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했다.

지속적인 정부 차원의 전문적 지원과 기업 간의 상생 비즈니스 모델이 도출되어 우리 항공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

파리에어쇼에 참가한 이준곤 탈레스코리아 상무 [사진=이준곤 교수]
파리에어쇼에 참가한 이준곤 탈레스코리아 상무 [사진=이준곤 교수]

#글쓴이 이준곤 탈레스코리아 국방사업부문장(상무)은 한국외대 졸업 후 핀란드 알토대에서 EMBA,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국방대 국방사업관리를 수료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을 거쳐 하니웰코리아에서 국방·항공사업을 총괄했다.

현재는 건국대 산업대학원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 산업정책연구원 (IPS) 연구교수,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 글로벌항공우주학회 부회장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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