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SI 2023, 사상최대 규모...항공, 사이버, 전자전, 육상, 해상·우주 등 작전 영역 통합 강조
- 韓 팀썬더, K-9 자주포 전시해 영국 시장 진출 위해 적극 활동
- 우·러 전쟁 영향으로 대공 무기체계·미사일·탄약 전시 증가...수요 증가 이끌 듯
- 미래 군사력 핵심은 정보의 융합과 기술의 통합으로 완성
- K-방산, 韓경제 지속 견인하려면 정부 지원과 국민적 관심·응원 필요

[사진=이준곤 박사]
영국 DESI 전시회 현장 모습 [사진=이준곤 박사]

이달 초부터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활발한 유럽 마케팅 활동이 매우 인상적이다.

지난주 폴란드 MSPO 방산 전시회에 이어 이번주 12일부터 사흘간 영국 런던의 ExCel (엑셀) 전시장에서는 DSEI (Defense Security Equipment International) 방산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DESI 2023, 사상최대 규모...항공, 사이버, 전자전, 육상, 해상·우주 등 작전 영역 통합 강조

DSEI는 유럽의 대표적인 종합 방산 전시회로 영국 국방부와 경제통상부 산하 UKDSE (Defense Security Export) 방산수출지원 조직 주관으로 개최되는 격년 행사다. 영국 정부가 지난 1976년부터 개최했던 육군과 해군 전시회를 1999년부터 통합, 민영화하면서 지금의 DSEI가 됐다.

금년에는 사상 최대 규모로 2800개 이상의 방산, 보안 업체가 DESI에 참여했고 'Achieving an Integrated Force’ 라는 주제로 항공, 사이버, 전자전, 육상, 해상·우주의 5개 작전 영역의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금년 DSEI는 런던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도심 광역급행철도인 보라색의 엘리자베스 (Elizabeth) 라인이 작년 6월 최종 개통되고, Custom House역에서 하차하면 ExCel 전시장과 직접 연결돼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최신 전동차로 개통된 엘리자베스 라인은 기존 런던 지하철인 튜브(Tube)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쾌적하고, 넓은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다만 여전히 지하 구간에서는 인터넷 연결의 제한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었고 역시 여유로운 유럽의 문화를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이번 영국 DSEI는 주최측 추산 4만명이 넘는 방문객과 1500개 이상의 기업에서 참여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도 대표단 파견과 기업관 전시를 통해 대외적으로 자국의 무기체계를 홍보하고 있었고 영국을 대표하는 방산업체인 BAE, 밥콕(Babcock) 등은 자국 주관 행사에 걸맞게 큰 규모의 부스를 자랑하며 전시회를 주도하고 있다.

韓 팀썬더, K-9 자주포 전시해 영국 시장 진출 위해 적극 활동

우리나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전시를 통해 영국 시장 진출을 위한 팀썬더(Team Thunder)의 적극적 활동이 인상적이다.

장기화되고 있는 우·러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직접 지원하고 있는 영국은 전쟁의 진행 상황을 교훈 삼아서 교리와 작전 운용을 위한 새로운 변화를 시도를 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디지털·무인 전력으로 전환, 리더십 및 교육 훈련 강화, 데이터 중심의 AI(인공지능)·사이버 능력 등이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NATO와 주변 동맹국과의 긴밀한 협력 강화를 통해 자국 산업의 보호주의적 접근이 아닌 유럽 내에서 상호 운용성의 달성과 성능 개량 및 공동 개발을 위한 산업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英, 통합군 미래 비전 제시...K-방산에도 큰 시사점 

이번 DSEI의 주제에 맞게 영국은 통합군이라는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으며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 정신을 바탕으로 정부, 동맹국, 국제 파트너 및 업계 이해관계자까지 광범위한 협력의 문을 열어 놓고 접근하는 전략은 한국 방산에게도 커다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우·러 전쟁 영향으로 대공 무기체계·미사일·탄약 전시 증가...수요 증가 이끌 듯

금번 전시회에서 필자가 주목한 또 다른 부분은 기업들이 홍보하는 제품군 중에 대공 무기체계, 미사일, 탄약 등의 증가를 볼 수 있었다.

[사진=이준곤 박사]
DESI 전시장 내 탈레스 부스 [사진=이준곤 박사]

우·러 전쟁의 영향으로도 해석이 될 수 있겠지만 Lockheed Martin, MBDA, Elbit, Thales, General Dynamics 등은 자사의 대공 미사일등의 무기체계 전시 및 다양한 플랫폼과의 연동을 통한 확장성을 강조하고 있고 특히 우·러 전쟁에서 직접 사용중인 무기체계도 전시하면서 수요의 증가를 이끌고 있었다.

탄약 제조업체까지 포함한다면 150개사 이상의 기업들이 이 분야 자사 제품 홍보에 집중하고 있으며, 당분간 미사일, 탄약 등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행사장 앞에 무기 수출과 방산 전시회를 반대하는 몇몇 시위자들의 피켓 시위도 볼 수 있었다.

미래 군사력 핵심은 정보의 융합과 기술의 통합으로 완성

끝으로 주목한 것은 이번 행사 주제처럼 급변하는 안보 환경 안에서 미래의 군사력의 핵심은 정보의 융합과 기술의 통합으로 완성되고 대비돼야 한다는 점이다.

빅데이터 분석 기업인 Palantir도 금번 전시회에서 여러 방산 기업들과의 다양한 협력을 통해 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바탕으로 의사 결정 및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결국 미래 전장에서의 주도권을 가지고 갈 수 있는 핵심 요소로 활용될 것이다. 미래전은 데이터 확보와 활용의 극대화를 통해 우주 분야까지 연결해 새로운 솔루션이 지속적으로 도출돼야 전장에서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K-방산, 韓경제 지속 견인하려면 정부 지원과 국민적 관심·응원 필요

금년은 프랑스 파리 에어쇼, 폴란드 MSPO, 영국 런던 DSEI의 유럽 3대 전시회를 통해 글로벌 방산 기업들의 새로운 변화와 트랜드를 확인할 수 있었고 동시에 K-방산의 역량과 성공 신화를 홍보할 수 있는 시기 적절한 기회였다.

특히 전시회 기간 동안 유럽 내에서 K-방산의 역동적 성장과 글로벌 위치를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한국 방산은 더 이상 주변국이 아닌 글로벌 리더 국가의 위치에서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과 협력을 이어 나아가야 하고,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로서 협력의 기회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다시 살펴보면 K-방산의 성공 신화가 한시적인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지속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방산 기업들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계속 도출될 수 있는 안정적 환경 조성과 국민적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벌써부터 2년 후인 2025년 유럽의 전시회를 기대하며 일정을 확인해 본다.

이준곤 탈레스코리아 상무 [사진=이준곤 교수]
이준곤 탈레스코리아 상무 [사진=이준곤 교수]

#글쓴이 이준곤 탈레스코리아 국방사업부문장(상무)은 한국외대 졸업 후 핀란드 알토대에서 EMBA,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국방대 국방사업관리를 수료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을 거쳐 하니웰코리아에서 국방·항공사업을 총괄했다.

현재는 건국대 산업대학원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 산업정책연구원 (IPS) 연구교수,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 글로벌항공우주학회 부회장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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