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 에어쇼, 지난 20일부터 5일간 개최...50개국·600개 기업·6만명 방문
- "싱가포르 항공산업의 입지·비전·도전 느껴...ST Engineering, 매출 13조원 지속 성장"
- 해외기업들과 유기적 방산생태계 구성...선택과 집중의 국산화 정책 등 독창적 전략
- "COMAC·AVIC 등 中 항공산업의 성장과 도전적 마케팅 활동 매우 인상적"
- "KAI, 지난해 UAE와 다목적수송기 개발 착수...KF-21 이후 새로운 시작 개척 응원"
- "싱가포르 하늘 수놓은 블랙이글스 팀에 감사...'서울 에어쇼' 복귀는 어떨지"

[사진=이준곤 박사]
[사진=이준곤 박사]

싱가포르 에어쇼, 지난 20일부터 5일간 개최...50개국·600개 기업·6만명 방문

새해가 시작되고 이달 초 사우디 국제방산전시회(World Defense Show 2024)가 끝나자마자 지난 20일부터는 격년 단위로 개최되는 싱가포르 에어쇼가 시작됐다.

지난 2008년 싱가포르 에어쇼라는 이름으로 바뀐 뒤 올해가 아홉 번째로, 프랑스 파리 에어쇼,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 이어서 세계 3대 에어쇼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다.

2022년은 코로나19로 다소 제한적이고 혼란스러운 환경에서 개최됐고, 올해에는 완벽한 항공산업의 회복과 지속 성장으로의 복귀를 알리는 상징적인 행사였다.

50개국 이상의 국가와 600개 이상의 전시 참가 기업 및 단체, 주최측 추산 6만명이 넘는 인원이 비지니스 기간동안 행사장을 방문했다.

한국에서는 방진회, 인천 테크노파크, KAI(한국항공우주산업),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등 소수의 기업만 참석한 부분은 다소 아쉬웠다.

창이 국제공항 활주로를 활용한 야외 전시장 모습 [사진=이준곤 박사]
창이 국제공항 활주로를 활용한 야외 전시장 모습 [사진=이준곤 박사]

싱가포르 에어쇼는 창이 국제공항 내의 전문 전시장인 창이 전시센터(Changi Exhibition Centre)에서 개최되며 공항 활주로를 활용해 비행 및 항공기 전시를 한다.

전시 규모면으로만 본다면 우리의 ADEX와 비슷하고 항공기 기종의 다양성으로 본다면 ADEX가 오히려 더 낫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전시장의 구성, 접근성, 보안 및 글로벌 참여 업체의 다양성 및 규모, 쾌적한 실내 환경, 행사 요원들의 친절함 등은 우리가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느꼈다.

"싱가포르 항공산업의 입지·비전·도전 느껴...ST Engineering, 매출 13조원으로 성장"

싱가포르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금융, 제조, 관광 등의 기반을 바탕으로 다양한 글로벌 협력을 이끌어 내는 인구 560만명의 강소국이다. 1인당 명목 GDP 세계 5위 (8만7884 달러), 1인당 GNI 세계 4위 (9만1110 달러)의 지표에서 보듯이 싱가포르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에어쇼를 통해서 다시 한번 싱가포르 항공산업의 입지와 그들의 비전 및 도전을 느낄 수 있었다.

싱가포르 에어쇼 내의 에스티엔지니어링과 그 옆으로 탈레스 부스 모습 [사진=이준곤 박사]
싱가포르 에어쇼 내의 에스티엔지니어링과 그 옆으로 탈레스 부스 모습 [사진=이준곤 박사]

그 중에서도 싱가포르의 대표 기업인 에스티엔지니어링(ST Engineering)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 및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방산, 항공우주, 조선, 보안, 스마트시티부문까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2만3000명이 넘는 임직원과 매출 규모 약 13조원에 이르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22개주 50개 이상의 도시에서 사업장을 운영 중이고, 싱가포르 국영 테마섹 홀딩스(Temasek Holdings)가 지분 51.69% (2022년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기업들과 유기적 방산생태계 구성...선택과 집중의 국산화 정책 등 독창적 전략 

싱가포르는 GDP 대비 국방비 2.8% (2022년 기준)를 지출하며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국방비를 편성하는 국가이다 보니 우리와 마찬가지로 방위사업은 정부기관인 싱가포르 국방과학 연구소와 국방과학기술청이 주도하지만 해외기업들과 직접적이고 유기적인 방산생태계를 구성해서 기술 및 투자 유치,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을 통해 글로벌 방산 협력을 이끌어내는 점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곤 한다.

특히 선택과 집중의 국산화 정책, 지속적인 성능개량, 항공 MRO(유지, 보수, 정비) 역량 강화와 같은 그들만의 독창적인 전략을 통해 주변국인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중견, 중소 기업들과 시장 개척을 위한 다양한 협력 모델을 도출하는 방안을 제안해본다.

싱가포르 에어쇼 전시장 모습 [사진=이준곤 박사]
싱가포르 에어쇼 전시장 모습 [사진=이준곤 박사]

"COMAC·AVIC 등 中 항공산업의 성장과 도전적 마케팅 활동 매우 인상적"

또한 민항기 부문의 중국상용항공기공사 (Commercial Aircraft Corporation of China, COMAC)와 군용기 부문의 중국항공공업공사 (Aviation Industry Corporation of China, AVIC)를 중심으로 40여개의 중국 기업체가 참여해 중국 항공산업의 성장과 도전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번 에어쇼에서 첫선을 보인 COMAC가 자체 개발한 C919 중형항공기의 비행과 공격적 마케팅 활동을 보면서, 과거 우리가 중국과 중형항공기 공동 개발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던 부분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았다.

C919는 현재 중국 국내 항공사에서만 비행 인증을 받고 운항되고 있으나, 이번 에어쇼를 통해 내수 시장 중심에서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의 항공 사업의 급속한 성장을 통해 중형 항공기 시장에서 보잉과 에어버스를 향한 도전과 경쟁이 예상된다.

▲"KAI, 지난해 UAE와 다목적수송기 개발 착수...KF-21 이후 새로운 시작 개척 응원"

우리나라도 작년에 KAI가 UAE와 다목적 수송기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 MOU를 체결을 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10년이 넘는 긴 개발 여정이 되겠지만 과거 중국과의 중형항공기의 사례도 참고하면서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통해 KF-21 이후 군용 수송기의 새로운 시장 개척을 응원한다.

지난해 기준 항공제조산업 수급 규모가 12.5조원, 생산규모 7조원, 수출 주요 국가 17개국, 국내 항공 종사자수 2만명의 시대를 맞아 실질적인 항공산업의 재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적 역량의 집중 지원, 상생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적 도출, 선도적인 R&D와 글로벌 기업과의 혁신적인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대도약을 기대해 본다.

"싱가포르 하늘 수놓은 블랙이글스 팀에 감사...'서울 에어쇼' 복귀는 어떨지"

싱가포르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우리 공군 블랙 이글스의 아름다운 기동은 자랑스러움과 대한민국 항공력의 상징을 보여줌으로 주변의 부러움과 관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원주 기지에서 출발, 약 5000km의 긴 비행 여정을 통해 대한민국 항공의 힘을 보여 준 블랙 이글스 조종사, 정비사 및 관련 인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세계 주요 에어쇼는 싱가포르, 파리, 판버러, 두바이, 리마, 바레인 에어쇼 등 개최 도시를 명명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서울 에어쇼’에서 ‘서울 ADEX’로 명칭을 변경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다시 ‘서울 에어쇼’로 복귀하는 것은 어떨지 자문해 본다.

이준곤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 [사진=이준곤 박사]
이준곤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 [사진=이준곤 박사]

◆ 글쓴이 이준곤 탈레스코리아 국방사업부문장(상무)은 한국외국어대 졸업 후 핀란드 알토대에서 EMBA,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국방대 국방사업관리를 수료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을 거쳐 하니웰코리아에서 국방·항공사업을 총괄했다.

현재는 건국대 산업대학원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 산업정책연구원 (IPS) 연구교수, 한국방위산업연구소 이사, 한국국방기술학회 학술이사를 겸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로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