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곤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 [사진=이준곤 박사]
이준곤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 [사진=이준곤 박사]

일년 중 3월은 움츠러들었던 겨울이 지나고 희망과 탄생의 계절인 봄을 맞이하는 가장 아름다운 계절의 시작달이다. 학교와 직장에서는 새로운 승급과 역할이 주어지면서 우리의 3월은 항상 도전과 희망이 넘친다.

그러나 기업에게 3월은 전년도의 경영 성적표인 사업보고서가 발표되고 대표 및 임원의 변동을 포함한 주주총회가 열리면서 전년도 성과에 따라 주주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등 각 기업들은 새롭게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준비해야 하는 긴장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방산업계는 지난 2022년 역대 최고의 해외 수출 수주액 173억불(약 22조원)에 이어 작년 2023년은 140억불(약 18조원)을 기록하면서 2020년이후 방산 수출의 새 역사를 써가고 있다. 2020년에서 작년까지 4년간 410억불(약 53조원) 이상의 해외 수주 실적을 보이며 유도무기, 항공, 지상 등 다양한 무기체계가 유럽을 포함해서 12개국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지속 성장해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해외 수출의 성과가 지속되면서 우리 방산기업의 작년 성적표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방산업체로 등록되어 있는 83개 기업 중에서 방산비율 30% 이상인 주요방산기업 중 12개의 상장 기업의 효율성과 관련된 영업이익(률), 당기순이익(률), 자기자본 순이익률의 수익성 지표를 비교했다.

영업이익률 (OPM)은 기업의 경영효율성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기업의 영업 활동에서의 수익성을 나타내며 사업 모델의 효율성을 평가해 영업이익률이 높을수록 기업이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순이익률(NPM)은 기업에게 온전하게 남는 이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의 영업 활동, 투자 활동, 재무 활동을 모두 포함한 수익성으로 해당 기간동안 전반적인 회사 경영의 효율성을 평가한다. 자기자본 순이익률 (ROE)은 자기자본의 운용 효율성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서 역시 경영 효율성을 표시해 준다. 자기자본 순이익률이 높다는 것은 자기자본에 비해 그만큼 당기순이익을 많이 내 효율적인 영업 활동을 했다는 의미다.

상장 방산기업 경영실적 분석 [자료=이준곤 박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룹 내의 방산 통합과 시너지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보여주면서 한화시스템과의 방산 매출을 합하면 9조원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고, 순이익률도 10%를 넘는 실적을 올렸다.

방산비율이 100%에 가까운 LIG넥스원은 영업이익률이 8%, 순이익률이 7.5%가 넘는 높은 효율을 과시했다.

해외 사업의 매출 실적과 그에 따른 환차익 등의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지난해 우리 방산기업들의 경영실적 지표들은 대부분 우상향 성장으로 현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특히 방산 기업 중 매출 2조원 이상의 6개 기업(한화, 풍산, KAI, 현대로템, 한화시스템, LIG 넥스원)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6.2%, 평균 순이익률은 7.7%로 3년 전인 2020년 전체 방산부문 영업이익 3.7%, 전체 방산부문 순이익률 2.6%에 비해서 실적과 규모가 크게 개선됐다.

매출 1000억원 이상 중견 4개 기업 (STX 엔진, SNT 다이내믹스, 휴니드, 퍼스텍) 역시 평균 영업이익률은 5.1%, 평균 순이익률은 5.4%를 보이며, 전체 방산 생태계의 성장을 함께 견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비상장 중소기업의 경우 경영 지표를 공개하지 않아 방산 생태계 전체의 효율성 분석에는 다소 제한이 있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효율적 경영지표와 그에 따른 낙수효과가 를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우리 방산 생태계를 기대해 본다.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및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투자와 지원 및 협력사 전략 등은 거듭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만을 가지고 기업의 모든 효율성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지속성장을 위한 기업의 R&D 투자, 우수 자원 확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도출과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위한 신규 투자를 통해 다양한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같은 지속성장을 위해 우리 방산 기업들의 미래 전략은 융합과 통합을 통한 무기체계의 패러다임으로 변모해 나가고 있다.

방산과 민수 기술의 상호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무기체계의 기획과 개발을 통해 무인 및 로봇과의 시너지, 인공지능(AI)의 다양한 적용 등 10대 국방전략기술을 바탕으로 미래의 방산을 위해 기업은 투자 전략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방산과 민수가 상호 융합해 성장하는 모델을 준비하는 기업만이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며, 불안한 글로벌 안보의 장기화와 이로 인해 각국의 국방비가 증액되고 있는 국제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방산기업의 미래는 밝다.

여기에 정부가 민간의 상용 기술 및 글로벌 최신 기술을 신속하게 국방에 적용·활용할 수 있는 기반과 제도를 조성하고, 국제 공동개발의 확대와 전략적 파트너쉽을 구축해 이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의 활성화 등 지원이 더해지면 더 큰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우리만의 한국형 혁신 시스템과 연계된 거버넌스 강화, 무기체계 개발에 필요한 예산이 검토 단계에서 정확하게 산정되어 국내 기업들이 무기 체계 개발을 하는데 재무적 영향이 없는 안정적 환경 등을 조성하는 것은 우리 방산기업들이 미래를 위해 보다 과감한 투자와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동인이 될 것이다.

우리 군이 사용하고 검증한 무기체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월드 베스트임이 이미 증명이 됐다.

삼국지에 나오는 “영원한 전쟁도 영원한 평화도 없는 법” 이라는 문구에서 보듯이 우리 방산은 지금에 만족하지 말고 반드시 과거를 돌아보면서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또한 기업간의 건강한 경쟁의 문화와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과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시기다. 우리 방산의 지속 성장을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하기를 기대한다.

◆ 글쓴이 이준곤 탈레스코리아 국방사업부문장(상무)은 한국외국어대 졸업 후 핀란드 알토대에서 EMBA,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국방대 국방사업관리를 수료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을 거쳐 하니웰코리아에서 국방·항공사업을 총괄했다.

현재는 건국대 산업대학원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 산업정책연구원 (IPS) 연구교수, 한국방위산업연구소 이사, 한국국방기술학회 학술이사를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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