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 피해로 정부 기후위기 인식은 느낌표(!)...기후 대응은 아직 물음표(?)"
- "온실가스, 자연재해 근본 원인…화석연료 의존 낮출 정책 시급해"

[뉴스로드] 박혜림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9일 폭우로 침수 등의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사진=연합뉴스]
9일 폭우로 침수 등의 피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사진=연합뉴스]

국내 기후 싱크탱크인 기후솔루션(대표 김주진 변호사)은 최근 이례적인 수해와 관련해 정부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한 만큼 그에 준하는 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기후솔루션은 논평을 통해 "이번 여름 이례적인 수해로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며 25일 이같이 밝혔다. 

김원상 기후솔루션 커뮤니케이션담당은 "중부지방에 거듭된 강한 폭우로 지금까지 5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폭우 피해는 1만건을 웃돌았지만, 장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강한 집중호우로 패턴이 바뀌면서 학계에선 장마를 우기라고 표현해야 한다는 논의마저 진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이달초 지구 평균기온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세계 각지에서 일상화된 이상기후는 다양한 형태로 시민들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 더 큰 재난이 빈번해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이같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기후변화 상황을 늘상 있는 것으로 알고 대처해야지 이상현상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인식은 완전히 뜯어고쳐야 된다”며 수차례 기후변화를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정부는 기후위기 재난과 관련해 국무총리 직속의 민관합동 상설기구 설치도 논의하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기후위기 재난에 대한 인식을 넘어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을 막을 직접적 행동이 필요하다"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종합 보고서는 향후 10년이 골든 타임이라며 그 기간의 기후대응 수준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의 주범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중 75%를 차지하는 화석연료"라고 지적하고 "정부가 진정 기후변화의 고삐를 잡으려면 재난 대책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화석연료 의존을 빠르게 끊어내야 한다"고 짚었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한국은 해외 화석연료 사업 투자 규모는 일본에 이어 전 세계 2위며, 7번째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있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도 중국, 인도, 일본, 독일보다 많다. 

김원상 담당은 "한국이 향후 주요 먹거리가 될 반도체 산업 역시 필요한 전력 대부분을 화석연료에서 얻고 있다"며 "전 세계가 기후위기로 신음하는 데 한국은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에 느긋하다 못해 매우 뒤처져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대통령 산하 기구인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내놓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서는 석탄발전을 비롯한 화석연료 사용 중단에 관한 계획이 불투명하다. 되레 수소와 암모니아를 빌미로 화력발전 수명을 연장할 계획을 포함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전히 공적 금융기관 및 국민연금은 가스와 석유 등 신규 화석연료 사업에 적극 투자 중이고,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확대 경쟁에 나섰음에도 한국은 재생에너지 목표를 이전보다 10%p 가까이 하향하며 산업계의 RE100 달성 및 에너지 전환에도 비상등이 켜졌다"고 우려했다. 

기후솔루션은 이어 "한국은 화석연료에서 벗어날 재정적, 인적, 기술적인 능력이 있다. 다만 부족한 것은 빠른 에너지 전환을 추진할 정치적 의지와 정책"이라며 "온실가스 다(多)배출 국가로서 책임감과 경제 강국이라는 국제적 리더십을 다하기 위해 2030년까지 탈석탄을 달성하고, 2035년까지는 가스발전을 단계적으로 퇴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정부는 앞장서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려면 신규 화석연료 사업에 금융지원을 중단하고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을 위한 제도적, 금융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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