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항, 中 상하이항의 피더항 전락 우려"

부산항 신항 전경. 사진 : 부산항만공사
부산항 신항 전경 [사진 =부산항만공사]

메이저 선사인 머스크와 하팍로이드가 제휴해 내년 2월 새로 출범하는 해운동맹 '제미니협력(Gemini Cooperation)'이 기간항로에서 부산항을 건너뛸 것으로 전해졌다.

동북아 허브항만을 꿈꿔왔던 부산항으로서는 '일대 타격'이 아닐 수 없다.

21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제미니협력은 유럽~아시아 항로에서 부산항과 일본, 베트남, 그리고 대만 등지에 직접 기항을 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제미니협력의 사업계획안에는 아시아 네트워크가 19개의 주요 항구와 환적 허브로 통합된다. 환적 허브는 상하이항과 닝보항, 그리고 싱가포르항과 탄중 펠레파스항 등이며, 이들 항만에 71척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배치해 7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과 일본, 베트남, 대만 등지의 항구에는 제미니협력이 기존 피더선보다 규모가 더 큰 선박으로 셔틀 서비스가 제공된다. 제미니협력의 일정표에 따르면 13개 셔틀 서비스가 18개 항구에 공급된다.

부산항과 홍콩항, 카오슝항 등은 직접 기항지에서 셔틀서비스 항만으로 사실상 한단계 격하되는 셈이다.

특히 자체 물량이 적어 동북아 환적허브를 꿈꾸며 신항만을 건설해온 부산항으로서는 큰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제미니협력의 구상대로라면 부산항은 환적허브항이 아니라 상하이항의 피더항으로 역할이 축소된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는 이같은 구상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90% 이상의 높은 정시율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싱가포르의 해운컨설팅업체인 라이너리티카(Linerlytica)도 기항 항만을 줄이는 것이 정시율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동의했다.

문제는 추가 비용이다. 탄 후아 주(Tan Hua Joo) 라이너리티카 공동창업자는 "간접 기항의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운송시간이 길어진다"고 지적했다.

라이너리티카의 분석에 의하면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THE 얼라이언스'는 주당 41회, '2M'은 54회 기항한다. 이에 비해 제미니협력은 주당 26회만 기항한다.

화주가 어느 정도까지 더 많은 환적과 더 적은 직접 기항서비스를 수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덴마크의 해운컨설팅업체인 베스푸치 마리타임(Vespucci Maritime)의 창업자인 라스 옌센(Lars Jensen)은 "원칙적으로 화주는 직접 기항서비스를 선호하지만 이것이 언제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제미니협력의 경우 환적을 포함해 약속한 운송스케줄을 실제로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로드] 이주환 기자 busan786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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