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 온실가스 배출량 10년만에 20% 늘어...선진국 온실가스 감축 규제 본격화 앞두고윤 대통령 ‘녹색해운항로’ 구축 강조
- 부산항, 인천항, 광양항 등 국제 주요 항만 대상 CO2 배출 현황 분석... 탄소배출 저감 기대효과 예측 보고서 나와
- "한미일 상위 2개 녹색해운항로 구축하면 총 4121만톤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국내 총 배출량의 6.3% 규모"

[뉴스로드] 박혜림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염정훈 변호사 /기후솔루션 책임연구원 [사진=기후솔루션]
염정훈 변호사 /기후솔루션 책임연구원 [사진=기후솔루션]

국제 해상운송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시키기 위해선 한국, 미국, 일본 3자간 녹색해운항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국제 해운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10년간 20% 증가해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해부터 탄소집약도지수(CII)를 측정해 A부터 E등급까지 선박 등급을 구분하고 내년부터 E등급과 3년 연속 D등급에 해당하는 선박은 운항을 규제받는다. 

이같은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9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정상회담에 참가해 '녹색항로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3일 국내 기후싱크탱크 기후솔루션(대표 김주진 변호사)은 ‘국제해운 탄소중립을 위한 한미일 녹색해운항로 구축’ 보고서를 내고 '윤 대통령이 강조한 녹색항로 구축'을 위해서는 가장 물동량이 많은 부산항, 인천항, 광양항 등 국내 3개 주요 컨테이너 항만을 대상으로 한미일 3국이 녹색해운항로 구축할 경우 탄소배출 저감 효과가 가장 크다고 조언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자인 염정훈 기후솔루션 해운 담당 책임은 “윤석열 정부가 녹색해운항로 구축을 강조한 만큼, 정부 주도의 녹색해운항로는 기존의 화석 연료 기반 구조의 배출 상쇄가 아닌 근본적인 감축을 통한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보고서는 무배출 관점에서 녹색해운항로구축에 따른 효과를 분석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부산-도쿄·요코하마항과 부산-LA·롱비치항 두 항로를 녹색해운항로로 전환할 경우 총 4121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전체 배출량(2022년 기준)의 6.3%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해운 업계의 최근 10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가 급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박 보유 기준 세계 8위로 10년 만에 배출량이 약 15%(2012년 2432만 tCO₂ → 2022년 2873만 tCO₂) 증가했다. 

선박 보유 주요 10개국 선박 이산화탄소 배출량(톤), 2012~2022년 [자료=기후솔루션]
선박 보유 주요 10개국 선박 이산화탄소 배출량(톤), 2012~2022년 [자료=기후솔루션]

국제친환경교통위원회(ICCT)에 따르면 향후 추가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없을 경우 오는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8년 대비 130%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해운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도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유럽 항만에 기항하는 선박의 온실가스 집약도 제한을 점진적으로 강화해 친환경 연료 도입 촉진에 대한 법을 발의했다. 

또한 미국은 작년 5월,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의한 선박 연료 규제를 통해 2040년 넷제로 달성 내용을 담은 청정해운법과 1만톤 이상의 외국 선박에 탄소 1톤당 150 달러의 오염 부담금이 부과된다는 내용의 국제해양오염방지법을 발의한 바 있다.

보고서는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입 의존도가 높아 선박 온실가스 규제에 대처하기 위한 녹색해운항로 구축이 중요하다'며 '정부도 지난해 2월 글로벌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국제해운 탈탄소화 추진 전략을 공표한 바 있다'고 전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항만은 부산항(국내 물동량 1위, 세계 7위), 광양항(국내 2022년 상반기 수출입 물동량 1위), 인천항(국내 물동량 2위), 일본의 경우 2022년 컨테이너 물동량이 가장 많은 항로는 도쿄항, 요코하마항, 나고야항, 미국의 경우에는 미국 물동량 1,2위로서 서부와 동부를 대표하고 있는 LA의 롱비치항, 뉴욕의 뉴저지항으로 나타났다. 

[자료=기후솔루션]
[자료=기후솔루션]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도쿄/요코하마항으로 기항하는 항로(선박 440척 기항)에서 2062만 tCO₂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 가장 많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록했으며 2위는 2060만 tCO₂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부산-LA/롱비치항 항로(선박 292척 기항), 뒤를 이어 부산-뉴욕/뉴저지 항로가 1810만 tCO₂ 배출해 3위였다. 

부산-도쿄/요코하마항-LA/롱비치항의 항로는 590만 tCO₂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4위를 차지했는데, 인천발 LA/롱비치항향 컨테이너선은 모두 도쿄/요코하마항을 거쳐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5위는 광양-도쿄/요코하마항(387만 tCO₂), 6위 광양-LA/롱비치항, 7위 인천-도쿄/요코하마항(245만 tCO₂), 8위 인천-나고야항(231만 tCO₂), 9위 도쿄/요코하마-뉴욕/뉴저지항(190만 tCO₂), 10위 광양-뉴욕/뉴저지항(185만 tCO₂) 순이다.

국내 항별로 살펴보면, 부산항의 경우 온실가스 부산-도쿄/요코하마 항로가 2062만 tCO₂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1위, 부산-LA롱비치 항로가 2059만 tCO₂ 배출로 2위를 차지했다. 인천항의 경우 도쿄/요코하마-LA/롱비치 항로가 589만 tCO₂의 온실가스 배출로 1위, 245만 tCO₂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인천-도쿄/요코하마 항로가 2위를 차지했다. 광양항은 도쿄/요코하마-LA/롱비치 항로가 589만 tCO₂ 배출로 1위를 차지했으며, 광양-도쿄/요코하마 항로가 387만 tCO₂ 배출로 그 뒤를 이엇다.

한미일 항로 별 온실가스 배출량(한미일 추천 녹색해운항로) [자료=기후솔루션]
한미일 항로 별 온실가스 배출량(한미일 추천 녹색해운항로) [자료=기후솔루션]

염정훈 책임연구원은 국내 물동량이 가장 많은 부산항, 광양항, 인천항 모두 일본의 도쿄/요코하마항, 미국의 LA/롱비치항과 녹색해운항로를 구축할 때 가장 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부산-도교/요코하마 항로와 부산-LA/롱비치항 항로를 운항하는 컨테이너선들이 무탄소 연료로 전환한다면 각각 2062만 tCO₂, 2059만 tCO₂ 로 총 약 4121만 tCO₂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자료=기후솔루션]
[자료=기후솔루션]

염정훈 책임은 “진정한 녹색해운항로 구축을 위해서는 대한민국 항만, 해운사, 정부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다양한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항만의 경우, 항만기본계획 수정을 통해 항만들의 녹색 전환을 앞당기고, 해운사들은 항로에 저탄소 또는 무탄소 선박들을 앞당겨 확대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녹색해운항로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관련 법과 계획을 정비를 한다면 긍정적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녹색해운항로의 목적은 단순히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만 있지 않으며 여러 유관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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