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위한 미리내집 공급 본격화...마곡·강남 등 주요 지역 확대
용산국제업무지구·한강 개발 사업 병행 추진
지방공기업 중 첫 내부 승진으로 주목받고 있는 황상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신임 사장은 "재임 기간 동안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에 집중하겠다"며 서울시 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인 '미리내집' 공급을 대폭 늘리겠다고 11일 밝혔다.
황상하 사장은 이날 서울시청 인근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육아는 사회적 책임"이라며 "국가가 직접적인 주거 지원책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이제라도 이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SH공사에서 30여년을 몸담았다가 1년여의 휴식기를 갖고, 지난해 말 김헌동 전 사장 후임을 맡았다.
▲"미리내집, 신혼부부 주거 안정 위한 핵심 사업...마곡지구 유보지 활용 검토"
오세훈 서울시장의 '미리내집'은 신혼부부에게 우선적으로 장기전세주택을 제공하고, 자녀를 출산하면 거주 기간을 연장하거나 시세의 80~90% 수준으로 분양 혜택을 제공하는 저출산 대책 사업이다. 지난해 7월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 300가구를 시작으로 연간 1,022가구가 공급됐으며, 올해는 3,500가구, 내년부터는 매년 4,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SH공사는 개발제한구역 해제 지역인 서초 서리풀지구를 비롯해 구룡마을, 성뒤마을 등에서 건설형 주택을 추진하고, 역세권 신축 매입 주택(매입형) 및 서울 시내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서 기부채납 주택을 확보해 미리내집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강남 성뒤마을과 구룡마을에서 '미리내집'을 공급하면 신혼부부 수요가 증가하고, 이를 통해 저출생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사장은 "서울의 평균 출생율이 0.5명대인데 반해 장기전세주택 입주자의 출생율은 0.7명대"라면서 "미리내집 공급 확대가 출생율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짚었다.
SH공사는 미리내집 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내 SH 소유 유보지 7만 5000㎡를 주택 용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또한, 아파트뿐만 아니라 다세대·다가구 주택으로까지 '미리내집'을 확대해 공급할 방침이다.
황 사장은 "서울의 주거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는 임대 주택 매입이 쉽지 않은데, 국고 보조금이 전국적으로 통일된 단가로 적용되기 때문"이라며 "주택 가격 기준으로 국고 보조가 이뤄져야 보다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정부의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한강 개발 프로젝트 추진
SH공사는 올해 용산국제업무지구 토지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SH공사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7대 3 비율로 공동 시행하며, 총사업비는 약 14조 3,000억원에 달한다. 황 사장은 "현재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한 업체가 일괄 매입하기 어려울 수 있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매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SH공사가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 공공 디벨로퍼 역할을 수행해 서민들이 부담 없이 거주할 수 있도록 수익형 부동산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H공사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강버스, 대관람차, 한강 곤돌라 등 다양한 개발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황 사장은 "서울은 대한민국에서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지역이므로 한강 개발도 이에 걸맞게 이루어져야 한다"며 "공공성을 확보하면서도 민간과의 협력을 통해 효과적인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탄소) 제로 에너지 아파트 준공... 건설 현장 안전 강화"
황 사장 취임 후 첫 준공 단지는 다음달 말 께 완공 예정인 고덕강일지구 '제로 에너지 아파트'다. 총 260가구 규모의 이 단지는 지열 등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해 약 13평 기준 월 2만 2,000원의 난방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그는 "서울 곳곳에서 SH공사가 진행하는 건설 프로젝트가 증가하는 만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의 갈등을 해소하고 노후 임대주택 복합개발 및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 주요 현안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30여년 동안 SH에 몸 담았던 황 사장은 "시민들께서 SH공사가 깊이 고심하고 노력한 것을 느끼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