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벽두에 우리는 아주 독특한 외신뉴스를 접한 바 있다. 1월3일 미 국방부가 미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의 사령관을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공습으로 제거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국제사회는 미국의 이 공습을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가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공격한 것과 2019년 K-1 공군기지를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뉴스가 독특한 것은 이란과 이라크가 전쟁을 치른 적국이며, 미국과 이라크도 전쟁을 치른 적국인 상태에서 이란 군 사령관이 이라크 국제공항에서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인간의 역사에서 자본주의가 탄생한 1500년부터 영국 산업혁명이 시작된 1820년대 사이 1인당 소득 성장률은 0.14%였다. 산업혁명 기간인 1820년에서 1870년까지 50년 동안에 개인 소득 성장률은 7배 이상이 오른 1%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의 생활수준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방직공 등 숙련노동자들이 임금이 싼 비숙련노동자들이 조작하는 기계에 밀려 일자리를 잃게 됐고, 노동자들은 주당 100시간까지 일을 해야 했다. 아동들도 하루에 12 시간 이상을 일 해야 했다. 밀집된 주거환경 때문에 도
오랜만에 집안의 한 누님을 만났다. 어려서부터 의욕이 많고, 마당을 쓸더라도 이웃의 대문 앞까지 시원하게 청소를 하곤 해서 주위의 칭찬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중학교엔 가보지도 못했지만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며 독학을 해서 신학대학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있었다.그러나 억척스러웠던 누님은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술주정꾼 남편으로부터 구타를 당하며 살림을 꾸려가야 했던 삶이었다. 남편에게서 벗어나 변두리 도로변에서 화장지나 튀밥 같은 것을 펼쳐놓고 추위에 떨고 있는 여자가 떠오른다. 무슨 일이든 꾀를 부리지 않는 데다 딸린 아이들
그동안 소식이 없어 궁금하던 30대 초반의 탈북 청년이 오늘 이런 글을 보내왔다. “이세돌 구단과 알파고의 대국. 1승 4패로 이 구단이 알파고 슈퍼컴퓨터에 패했던 날입니다. 이 사건은 저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날 저는 배움이란 열정만으로 전전긍긍 이어가던 학업을 내려놓았습니다. 자퇴를 결정하고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 바다로 왔습니다. 파도는 높았고 노동은 고되었습니다. 여름이면 더위에 허덕였고 겨울이면 칼바람에 떨어야 했습니다. 가끔 이론서를 가방에 넣고 다니던 그 시절이 몹시 그리울 때도 있었습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25일 “교육에서 공정의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며 정시 비중 확대 등 교육 개혁을 강조한 이후 이 문제가 다시 교육계에 논란이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교육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특권을 되물림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며 “공정한 교육제도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지금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교육 개혁 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방향을 수정한 대입 정시 비중 확대가 모든 대학에 일괄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자 이광호 청와대 교육비서관은 28일 대통령이 최근
로키산맥을 향하여 캐나다 밴쿠버에서 밴프국립공원까지 1,200km가 넘는 길을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남동중심을 가로지르는 코키할라 하이웨이를 따라 달린다. 비행기 제조업체 봄바디어가 지난달 출시한 대형관광버스 프리보를 모는 기사는 졸음을 이기려고 계속 손가락 끝을 핸들에 톡톡 두드리고, 창밖으로는 놓쳐서는 안 될 장관이 끝없이 이어진다. 가이드는 “여러분은 지금 신들의 정원에 들어오셨다”는 레토릭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행 일정을 한참 소개하던 그가 무슨 말 끝에 이런 말을 했다. “인생에는 많은 초이스(choice)가 있습니
새벽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해 모하비사막을 건너 라스베이거스로 간다. 아프리카에서 본 작은 바오밥나무 같은 여호수아 나무와 굴러다니는 트램블링 나무가 가득한 사막 한가운데로 화물열차가 달리고 갑자기 수십대의 비행기가 도열해있는 비행장이 나타난다. 사막의 비행장을 보고 놀라는 나에게 안내인이 세계2차대전 이후 군수산업이 ‘폭발적’인 호황기를 맞았던 미국은 한때 이곳을 모하비 비행장으로 운영했지만 지금은 중고비행기 판매시장이 되었다고 알려준다.무량 스님이 한국의 절을 미국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세운 한국 스타일의 절이 이 근방에 있다고
국내외 환경이 어지럽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 여파로 세계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정세는 그 어느 나라보다 복잡하게 꼬여있다. 한국과 일본의 외교·경제 갈등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한미 관계도 동맹보다는 국익이 우선이며 어떤 것도 국익에 우선할 것은 없다는 논리가 매일 워싱턴에서 흘러나오는 중이다. 방위비 분담금 압력이 폭탄급으로 몰려올 기세다. 남북관계도 계속적인 잡음이 흘러나오며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더욱 심각하다. 여야의 대립은 남북관계보다 거칠고, 대일 관계보다 심하면 심하지 약
인간의 역사에서 나무를 얼마나 잘 가꾸느냐는 국가의 흥망성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요소였다. 이것은 인류 최초의 문명이라고 하는 5천 년 전의 메소포타미아로부터 지금까지 계속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이다. 숲이 흥하면 민족이 흥했고, 숲이 쇠하면 민족이 쇠한 것이 인류의 역사였다.“숲은 광활한 원시림으로 펼쳐 있어서 어느 누구도 그 넓이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용사들은 60kg이 넘는 도끼를 둘러메고 숲으로 들어갔다. 용사들은 햇빛조차 스며들지 않을 정도로 빽빽한 숲의 성스런 아름다움에 취해 잠시 정신을 잃었다. 그들은 이내 벌목작업에
북한의 태도가 가관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 된 나라(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서도록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한반도 통일시간표를 제시했다. 그러자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은 바로 다음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조평통은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지고
남한을 향한 북한의 볼멘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간헐적으로 쏟아져 나오던 북한의 대남 불만이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는 한층 더 강경하게 표출됐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위원장이 “남조선당국자들이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며 공동선언이나 합의서 같은 문건을 만지작거리고 뒤돌아 앉아서는 최신 공격형무기 반입과 합동 군사연습강행과 같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남조선 당국자’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