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간 대결보다 인맥, 지연, 학맥 두드러져

부산 영도구 전경. [사진=연합뉴스]
부산 영도구 전경. [사진=연합뉴스]

부산 영도의 기류가 이상하다는 소리가 나온다.

중구와 같이 묶인 영도는 우선추천지역에 포함돼 친윤 핵심부에서 찍은 후보가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 지역구들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이곳에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이재균 전 의원,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최영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등 10명 가까운 출마자들이 나섰다.

이상기류의 단초를 보인 것은 국민의힘 소속 김기재 영도구청장의 "파이팅"이다.

김 구청장은 지난 20일 중영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총선 예비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오른팔을 들어 올리며 "김비오가 잘 될 수 있도록, 김비오 파이팅"을 외쳤다.

그는 이후 "의형제처럼 친하게 지내는 후보여서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갔다"면서 "개소식에서 한 발언에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관전자들의 해석은 전혀 다르다. 부산시의원을 지낸 한 인사는 "영도에서 소속 정당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국민의힘 공천을 받는다 하더라도 후보 개인의 역량이 떨어진다면 낙선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진단했다.

이 인사는 "당적보다는 영도 토박이인지, 출신 고교가 어디인지, 과거 총선에서 특정후보 운동을 한 적이 있는지 등이 오히려 더 크게 영향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황보승희 국회의원의 탈당 이후 영도의 국민의힘 '맹주'로 여겨지는 안성민 현 부산시의회 의장부터 누구를 지지하는지 헷갈려하는 유권자들이 많다.

그는 박성근 전 실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김비오 예비후보의 고교 선배이자, 김무성 전 대표나 조승환 전 장관과도 잘 아는 사이로 통한다. 각 후보 진영마다 "안 의장은 우리편"이라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

정가 관계자는 "친윤 후보들이 주민들에 생소한 반면 김무성, 이재균, 김비오, 박영미 예비후보 등의 경우 그간의 선거 출마로 친숙한 관계"라며 "영도가 국민의힘 텃밭이라기 보다는 스윙 스테이트로 바뀐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촘촘하게 짜여진 후보와 유권자들 간의 사적 관계가 큰 변수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무소속 출마 불사'를 외치는 후보가 늘었고, 이들이 속한 캠프는 "중영도의 뱃지가 이번에는 무소속이나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올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뉴스로드] 이주환 기자 busan786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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