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은 왜 한전공대 설립에 총력을 기울였나...부영, 개발이익 1.5조원 추산
- 빛가람시, 2014년 3895명에서 2021년 3만9000여명으로 인구 폭증...부영아파트, 10채 중 7채?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우리 정부는 반(反)카르텔 정부”라며 “헌법 정신을 무너뜨리는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달라”며 카르텔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카르텔 해체를 넘어, 재발을 막는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로드>는 이번 기획을 통해 우리 사회를 병들게 만드는 이권카르텔의 실체를 밝히고자 한다...<<편집자 주>>

공사중인 한전공대 부지(빨간 선) 위로 부영CC의 녹지(파란 선)가 보인다. [사진=구글맵/뉴스로드]
공사중인 한전공대 부지(빨간 선) 위로 부영CC의 녹지(파란 선)가 보인다. [사진=구글맵/뉴스로드]

지난해 3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총장 윤의준, 한전공대)가 108명의 신입생과 함께 개교했다. 

한전공대설립은 지난 2016년 당시 이낙연 전남도지사와 문재인 대통령후보의 대선 공약이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전라남도와 나주시의 핵심 추진 과제로 진행돼 2021년 '한전공대 특별법'을 통과시켰고, 이후 속도를 내면서 지난해 개교에 이르렀다.

한전공대는 최근 한국전력공사의 눈덩이 적자로 문제점이 노출됐지만, 정작 눈여겨 봐야 할 곳은 부영그룹이 한전공대 설립부지로 기부하고 남은 절반의 토지다. 

사진 한복판 골프장이 부영cc 아래 절반은 한전공대 부지로, 위쪽 절반은 아파트 단지로 변화된다. [사진=나주시]
사진 한복판 골프장이 부영cc 아래 절반은 한전공대 부지로, 위쪽 절반은 아파트 단지로 변화된다. [사진=나주시]

이곳은 자연녹지에서 주거 3종 지구로 무려 4단계 종상향 되고, 최고 28층 5328채의 아파트가 지어질 예정이다.

부영그룹은 2011년 빛가람혁신도시(광주전남혁신도시) 내 75만㎡의 자연녹지를 매입해 골프장으로 개발했다. 빛가람혁신도시는 지난 2005년 입지가 확정됐고, 2007년 개발 승인 이후 착공됐다. 

한전공대 설립 조감도 [사진=나주시]
한전공대 설립 조감도 [사진=나주시]

이명박정부(2008년~2013년) 시절에는 별다른 진척이 없다가 2014년 2월 빛가람동 주민센터가 업무를 시작하면서 빛가람 LH단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다. 

이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업무를 개시했고, 그해 12월부터는 한국전력공사가 이곳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10여년새 인구가 10배 이상 증가했다. 

부영이 2011년 75만㎡(22만7000여평)의 골프장 부지를 매입할 당시 매입액은 451억원으로 평(3.3㎡)당 20만원이 채 안됐다.

문재인정부는 이 중 40만㎡인 한전공대설립부지 기부 금액을 800여억원으로 계상했다. 따라서 잔여부지 35만㎡는 약 700억원으로 볼 수 있어 기부한 토지를 제하고도 250여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셈이다.

여기에 한전과 전남도가 1조6000억원을 투입하는 한전공대가 들어섰고, 주거3종지구로 용도변경이 이뤄졌다. 이 곳에 최고 28층, 5328채의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면 약 1조~1조5000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의 시세차익이 발생하면 대부분 개발부담금 등 환수 조치가 이뤄지겠지만,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추진했던 나주부영이노시티애시앙으로 인해 개발이익환수 관련 법률의 '중복방지조항'에 해당되면서 개발부담금이 면제됐다. 

근처의 빛가람 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1차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전용 116.51㎡) 2021년 8월 6억2000만원을 기록했으나, 정권 교체 이후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최근 실거래가는 5억4000만원(네이버 부동산)을 기록했다. 

인접한 중흥에스클래스센트럴1차 아파트(전용84.96㎡)는 최고 실거래가 4억1700만원, 최근 3억원에 거래가 됐다. 

한전공대설립특별법이 통과한 2021년 전국 대다수 아파트 거래시세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가장 높은 실거래가를 기록했다. 만일 집값이 계속 올랐다면 훨씬 더 많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었던 셈이다. 

한전공대 설립 추진 일지 [정리=뉴스로드]
한전공대 설립 추진 일지 [정리=뉴스로드]

이익은 부영이 봤는데 민주당은 왜 한전공대 설립에 총력을 기울였나

이해찬 전 민주당 당대표가 전남도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한전공대 설립을 다짐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전 민주당 당대표가 전남도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한전공대 설립을 다짐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한전공대 설립과 개교에 그야말로 총력을 다했다. 숱한 의혹과 반대를 무릅쓰고 불과 5년만에 세계 유일의 에너지전문공과대학을 개교했다. 

민주당은 지난 2019년 10월16일 국회에서 전라남도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한전공대 설립을 위해 당력을 쏟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민주당 20년 집권'을 언급했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한전공대가 지역 발전에 중요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잘 추진해서 특별법도 만들고 설립인가 절차를 잘 밟아 2022년 개교할 수 있도록 당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호중 사무총장도 "전남도민의 간절한 소망이 뭉쳐 이뤄진 한전공대의 설립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돼 2022년 3월까지 개교할 수 있도록 당과 정부가 협력하고 지원하겠다"고 했다.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가 2017년 6월 빛가람시 한전 본사를 찾아 한전공대 설립을 강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가 2017년 6월 빛가람시 한전 본사를 찾아 한전공대 설립을 강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앞서 2017년 6월9일 빛가람시 한전 본사를 찾아 '한전공대 설립'을 거듭 강조했던 추미애 당시 당대표를 비롯해 이후 당대표를 맡은 이낙연, 송영길, 이재명 등 민주당 지도부는 예외 없이 한전공대 설립에 각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페이스북 내용 [사진=이낙연 페이스북 캡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페이스북 내용 [사진=이낙연 페이스북 캡쳐]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자신의 SNS를 통해 "한전공대는 저의 전남지사 선거 공약이었고, 그후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됐다"고도 밝혔다. 

전라남도와 나주시도 만사를 제쳐두고 한전공대 설립에 총력을 다했고, 기적처럼 대선 공약 5년만인 지난해 100명의 첫 신입생을 받아 개교에 성공했다. 

2019년 12월 초 나주시는 한전공대 설립 후원을 위한 지원단을 발족시켰다. [사진=나주시]
2019년 12월 초 나주시는 한전공대 설립 후원을 위한 지원단을 발족시켰다. [사진=나주시]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2021년 3월 한전공대 설립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모습 [사진=민주당]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2021년 3월 한전공대 설립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모습 [사진=민주당]

2020년 4월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한전공대 설립에 속도를 내며 다음해 3월24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한전공대특별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시켰다. 

한전공대 개교 기념식 모습 [사진=한전공대]
한전공대 개교 기념식 모습 [사진=한전공대]

그해 5월7일 송영길 당시 민주당 대표도 취임 직후 나주 한전공대 현장과 한전 본사를 방문해 개교에 속도를 냈고 다음해 3월 입학식에도 참석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강인규 나주시장 등이 한전공대 입학식에 참여해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한전공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강인규 나주시장 등이 한전공대 입학식에 참여해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한전공대]

▲빛가람시, 2014년 3895명에서 2021년 3만9000여명으로 인구 폭증...부영아파트, 10채 중 7채 될 판

한전과 전력거래소,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인터넷진흥원, 국립전파연구원, 한국콘텐츠진흥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등  20개가 넘는 공공기관과 공기업들이 유치된 빛가람혁신도시(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의 인구 목표는 5만명이다.

지난 2014년 한전이 옮겨 올 당시 인구는 주민등록기준 3895명에서 2021년 3만9098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정권이 바뀌면서 인구증가가 사실상 멈췄다. 

2020년 6월28일 부영그룹은 한전공대 설립 부지를 기부했다. [사진=나주시]
2020년 6월28일 부영그룹은 한전공대 설립 부지를 기부했다. [사진=나주시]

한전공대 잔여부지를 제외하더라도 부영이 이곳에 이미 지은 아파트는 6999채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 4000여채)를 제치고 가장 많다. 이중 상당수를 임대아파트(사랑으로)로 보유하고 있는데, 일부는 분양전환을 통해 팔아서 이미 상당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한전공대 잔여부지에 5300여채의 부영아파트가 지어지면 인구 4만명의 도시에 부영아파트만 1만2000채가 넘게 되고 당초 계획인 아파트 신규 건축 규모인 1만8000여채의 7할에 달하게 되는 셈이다. 

부영은 호남권에서는 최초로 세워질 창고형매장 부지도 단독입찰을 통해 낙찰받았다. 

만일 한전공대 잔여부지 아파트가 다 지어지면 빛가람시는 '부영시'라고 불러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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