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은행, HMM 매각 난항에 폴라리스쉬핑 투자 철회...사법리스크 부각이 원인
- 발등에 불 떨어진 우리PE, 대체 투자자 찾기 어려워 우리금융지주 출구 찾기에 부담 가중

지난 19일 임종룡 회장이 워크숍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우리금융]
지난 19일 임종룡 회장이 워크숍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우리금융]

우리PE자산운용(대표이사 김경우)이 연초부터 삐걱대면서 우리금융지주에도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PE는 지난해 9월 국내 중견벌크선사인 폴라리스쉬핑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약 한달 후 폴라리스쉬핑 지분 100%를 인수하기 위한 6000억원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이를 위해 결성한 프로젝트펀드에 1000억원을 분담하기로 했던 HMM(대표이사 김경배)이 최근 투자 철회를 결정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애초 투자 분담금액은 HMM 600억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00억원을 분담하기로 했던 한국해양진흥공사도 부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매계약을 체결한 우리PE 입장에서는 다른 대체 투자자를 찾아야 하지만 폴라리스쉬핑 경영진들에 대한 재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특히, 경영의 핵심인 김완중 폴라리스쉬핑 회장에게는 검찰이 5년형을 구형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17년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선박매몰 혐의가 적용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폴라리스쉬핑은 이와 관련해 해양 심판도 받고 있다. 해양 심판은 선박사고 원인을 직권 조사하고, 선사나 해기사 등의 과실이 확인되면 시정명령·자격정지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는 특별행정심판이다. 만일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영업정지'를 당할 수도 있다. 

이같은 투자 철회의 배경에는 최근 HMM 매각에 대한 잡음이 확산하면서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회장 강석훈)이 부담을 느낀 측면도 있다는 것이 해운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산업은행은 하림그룹(팬오션·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지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고 매각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졸속매각', '사실상 무자본 인수'라며 HMM 노조, 소액주주들, 해운업계, 부산 시민사회, 정치권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산은이 HMM 보유 현금을 투자하는 것은 부담이 됐다는 것이 IB업계와 해운업계의 해석이다. 

우리금융지주에 불똥?...尹 대통령 '은행 이자장사' 지적에 출구 찾기 분주

우리PE가 인수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자 우리금융지주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부터 은행의 '이자장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금융위원회가 '상생금융'을 강조하는 등 압박에 나서고 있어서다.

우리은행의 이자수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수익 비중을 높여야 해서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지난해 가장 실적 저조했고, 이자수익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증권이나 보험을 보유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자산운용마저 흔들리면 출구 찾기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이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앞서 지난 19일 그룹사 대표 등 임직원 380명을 대상으로 '2024년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을 갖고 "2024년은 저와 여기 계신 경영진들이 온전하게 감당하는 해인만큼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 이상의 성과를 보여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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