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헌동의 이유 있는 감세 요구 "SH 공공임대사업, 투기 목적 아닌데 웬 종부세?"
- 2005년 집값 폭등하자 '투기 억제' 목적으로 종부세 시행...2012년 특례 제한 폐지
- 김헌동 "SH 공공임대사업, 공공기여 1.3조원 ... 줄이란 말인가"
- "작년 4월말 공공주택사업자 감면 대상 됐지만 작년 공공임대 보유세만 700억원"
- "공공임대주택 재산권 행사 20% 밖에 못해"...재산세도 대폭 감면돼야

김헌동 사장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로드]
김헌동 사장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로드]

공공주택사업자가 보유한 공공임대주택에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는 투기목적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면제해야 하고,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많은 만큼 재산세도 대폭 감면해야 한다. 

종부세, 부동산 투기 억제가 목적...공공임대사업이 부동산 투기?

종부세는 지난 2005년 집값이 폭등하자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주택시장 안정을 꾀하기 위해 시행됐다.

그런데, 부동산 투기로 인한 피해자인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공공임대사업에 종부세가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부세는 당초 투기억제 목적이었고, 따라서 공공주택사업자는 특례사업자로 분류돼 과세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이명박정부 시절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특례제한이 폐지됐다. 

하지만, 지난 정권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이에 따라 SH 등 공공주택사업자들의 세금부담이 급증했다. 

김헌동 "SH 공공임대사업, 공공기여 1.3조원...공공기여 줄이라는 거냐"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시기일수록 공공임대사업은 무주택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더욱 중요한데, 오히려 주택가격이 급등할수록 종부세와 재산세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세부담이 늘어날수록 공공임대사업은 수지를 맞추기 어려워지고 이는 공공임대사업을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은 지난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이같은 주장을 펼쳐왔고, 이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지면서 지난해부터 다소 세부담이 완화되기는 했다.

하지만 여전히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김헌동 사장의 주장이다. 

김 사장은 지난 16일 <뉴스로드>와 만나서도 "SH가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지난해에만 1000억원이 넘는 보유세가 부과됐고, 이 중 공공임대주택에만 부과된 종부세만 300여원에 달한다"며 "SH가 공공임대사업을 통해 공공에 기여하는 금액이 1조3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를 투기로 보고 과세하는 것은 확대해야하는 공공기여를 오히려 줄이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사장의 이같은 주장 덕붙에 지난해 4월18일부터 공공임대사업자가 감세 대상이 됐지만, 공공임대사업 확대에 따른 보유세 부담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SH의 연도별 보유세 부과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임대주택에 부과된 종부세는 294억원이다. [자료=SH]
SH의 연도별 보유세 부과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임대주택에 부과된 종부세는 294억원이다. [자료=SH]

SH 공공임대주택 임대액, 시세의 32% 수준...올해 5% 인상했지만 LH와는 큰 격차

김 사장은 "SH가 보유한 13만5441호의 공공임대주택 임대액(임대보증금 및 임대료)은 시세의 31.9%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SH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지침에 따라 2012년 이후 임대료를 11년간 동결해왔기 때문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이한준)와의 임대료 차이가 너무 커졌다. 이에 따른 문제가 우려돼 올해 임대료를 5% 올렸지만, 여전히 60~70% 가량의 격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SH와 LH의 임대료 격차 [자료=SH]
SH와 LH의 임대료 격차 [자료=SH]

특히 서울시민이 SH 공공임대주택 거주에 따른 주거비 경감 기여액은 지난해 기준 1조2943억원에 이른다는 것이 김 사장과 SH의 분석이다. 

SH 공공임대사업 유형별 주거비 경감 기여액 (단위:억원)[자료=SH]

유형별로는 아파트 월세형 7만9288호(59%), 아파트 전세형 2만5797호(19%), 매입임대 3만356호(22%) 등으로 아파트 비중이 93%에 달한다. 

이 뿐 아니라, SH공사가 (위탁)관리하는 서울시 및 리츠 소유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하면 임대주택수는 22만호, 기여액은 2조983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SH 공공임대주택의 공공 기여는 큰 폭으로 늘고 있으나, 지속 가능성은 악화되고 있다.

"임대수입은 시세 대비 32% 이하 수준인데 임대주택 운영비와 세금 등 관련 비용은 매년 늘고 있어 임대주택 사업수지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김 사장은 말했다.

실제로 작년 기준 임대주택 수선유지비 등 SH 공공임대주택 운영비용은 2749억원에 이르지만, 임대료 수입은 1531억원에 불과하다.

반면에 2012년 1269억원이었던 공공임대주택 운영비용은 2022년 2749억원으로 117%, 보유세는 94억원에서 697억원으로 641% 폭증했다.

"SH, 재산권 행사도 20%에 불과" ...공공임대주택 재산세도 대폭 감면돼야 

공공임대주택은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많고 공익 기여도가 높기 때문에 재산세 부과도 재검토돼야 한다. 

SH의 경우 지난해 총 674억원의 재산세를 부과받았는데, 이 중 403억원이 공공임대주택에 부과됐다. 

공공임대사업자는 보유한 공공임대주택에 대해 제대로 재산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주거취약계층인 입주민들의 주거안정이 사업의 목적이기 때문에 함부로 임대료를 올릴 수 없어서다. 

임대료는 시세의 32% 이하인데다, 민간임대에 비해 관리 비용은 더 많이 든다. 

SH의 지난해 공공임대주택 운영 수지 [자료=SH]
SH의 지난해 공공임대주택 운영 수지 [자료=SH]

SH가 지난 16일 공개한 지난해 공공임대주택 운영 수지에 따르면, 총 임대수입은 2908억원, 총 임대주택관련 지출은 3446억원으로 538억원 적자다. 이 중 보유세 비중이 697억원이다. 

만일, 종부세가 면제되고 재산세가 20%만 부과됐다면, 공공임대주택 보유세는 80억원에 그치고 79억원 흑자를 낼 수 있었다. 

공공임대주택사업이 흑자를 낼 수 있다면, SH는 공공임대주택을 더 많이 공급할 수 있고, 그만큼 무주택 청년들과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더 기여할 수 있다. 

SH가 모든 경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이에 걸맞은 시민사회의 평가와 지지가 있어야 한다. 

이는 다른 공공부문의 발전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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