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H "돈만 있고 땅이 없어... 인기 입증된 '건물만 분양 100년주택', 골드타운 등 짓겠다"
- 3기신도시 목적은 '수도권 집값 안정'...서울 지하철이 경기도 가는 건 되고...
- SH가 경기도에 집 지으면 서울로 가져오나?...개발이익은 해당 지역에 귀속될 수 밖에 
- 공기업의 진짜 주인은 '국민'...공기업 사장들이 밑거름 돼 줘야

김세용 사장 [사진=연합뉴스]
김세용 사장 [사진=연합뉴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이한준)가 자멸하면서 답보상태인 3기신도시 개발을 두고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김헌동)와 GH(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김세용)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100만평이 넘는 규모의 3기신도시는 경기도라는 위치때문에 LH가 주도하고 GH를 비롯한 경기도내 인천도시공사, 남양주도시공사, 하남도시공사, 과천도시공사 등이 함께 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LH가 광명·시흥지구 투기를 비롯해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대국민 신뢰를 잃고 회복하기 어려운 국면이 되면서 추진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 

택지 지정을 마친 지 수년이 지나도록 보상도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다. 현장의 부동산 관계자들은 10년이 지나도 준공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수군거린다. 

윤석열정부는 250만호 공급을 약속했고,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0만호의 토지임대부주택 공급이 공약이었다. 

하지만, 윤석열정부의 주택공급실적도 부진하고, 경기도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GH가 새로운 정책으로 제시한 '지분적립형' 주택은 아이디어도 참신하고 후분양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오는 2028년 240가구 입주다. 김세용 사장이 퇴임한 이후 준공된다.

김동연 지사의 공약인 토지임대부주택은 아직 실체는 커녕 언급조차 없다. 

김헌동 사장 [사진=뉴스로드]
김헌동 사장 [사진=뉴스로드]

SH "돈만 있고 땅이 없어... 인기 입증된 '건물만 분양 100년주택', 골드타운 등 짓겠다"

SH가 3기신도시에 참여하겠다는 이유는 간명하다. 

집 지을 '돈'은 있는데, '땅'이 없다. 

지난 고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10여년간 서울의 택지개발이 SH가 아닌 LH주도로 이뤄지면서, 강남 서울의료원부지를 비롯해, 수서역세권, 서초, 양원, 노원 태릉 등 무려 13곳을 LH에 몰아주고 SH에는 서초 성뒤마을 단 한곳만 줬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정부 5년간은 건축이 아닌 '매입임대'가 대부분이었다. 본업인 '택지 개발과 건축' 대신 '주택쇼핑'으로 해마다 수조원씩 지출했다. 이렇게 사들인 '매입임대주택'이 무려 3만호에 달한다. 

여기에 김헌동 SH사장이 작년부터 시작한 토지임대부건물분양 백년주택의 사전예약 경쟁률이 최고 170대 1을 기록하는 등 얼어붙은 분양시장에서 평균 70대 1의 놀라운 인기몰이를 하면서 사업부지가 더욱 절실해졌다.

특히, SH의 분양원가 공개와 자산공개, 설계도면 공개 등 투명경영으로 신뢰가 높은 데다 골드빌리지, 골드타운, 골드시티 청사진도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어 SH의 3기신도시 참여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다. 

3기신도시에 건물만분양백년주택, 골드타운 등이 건설되면 그만큼 경기도민의 주거 선택권이 넓어지고 주거안정에 도움이 된다. 

3기신도시 개발 '누가 하느냐'보다 '누굴 위해'가 중요

3기신도시는 '누구에 의한 개발이냐'보다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라는 관점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최근 김세용 GH사장은 언론을 통해 "지금 중앙정부에서 보면 굉장히 답답할 것이다. 일(3기신도시 개발)이 제대로 안 굴러 가니까"라며 "기본적으로 LH 때문에 파생된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LH의 기능을 GH에 떼 주거나 부채상환 비율을 350%에서 500% 수준으로 완화해 준다면 3기신도시 사업을 (GH가)충분히 이끌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김헌동 SH사장이 주장했던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김헌동 사장은 여러번의 기자회견에서 GH를 두고 '누가 잘하는지 경쟁하자'고 했지 GH를 비하한 적은 없다. 

김헌동 사장은 오히려 '거대 공기업인 LH를 해체해 각 지방공사에 기능(조직)과 자산을 분배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해 같은 맥락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또한 SH의 3기신도시 사업 참여는 LH와 GH가 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GH가 아니라 SH가 해야 한다'는 주장과는 전혀 다른 맥락이다. 

지금이라도 LH와 GH가 좋은 집을 충분히 지어 경기도민과 국민에게 정직하게 분양하고, 투명하게 사업을 공개해 신뢰를 확보해 주거 안정을 이룬다면 이를 SH가 반대할 명분도 이유도 없어 보인다. 

3기신도시 목적은 '수도권 집값 안정'...서울 지하철이 경기도 가는 건 되고...

김세용 사장은 이어 'SH가 지금 서울시에서 해야 될 일이 굉장히 많다. 일단 작년도 그렇고 올해 내년 다 거의 아마 역대 최저 입주 물량'이라면서 '서울시의 아파트 공급이 아주 지지부진하다. SH는 본연의 업무에 맞게 거기에 지금 힘써야 된다'고 지적했다. 

SH 본연의 임무는 '서울시민의 주거안정'이다. 3기신도시는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의 집값 안정을 이유로 설계됐다. 

서울시 지하철이 경기도를 지나고, 경기도 버스가 서울에 진입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서울과 경기도의 지자체장들이 소속 정당이 달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정치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SH나 GH는 수도권의 주거안정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진 공기업이다. 

또한 앞에서 밝혔듯이 SH에는 택지가 부족하다.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과, 김세용 사장이 SH사장으로 재임했던 시절 서울시 택지개발 사업권이 대부분 LH에 넘어갔다. 

전임자인 김세용 사장도 사업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얘기다.

SH가 경기도에 집 지으면 서울로 가져오나?...개발이익은 해당 지역에 귀속될 수 밖에 

집이나 건물을 뽑아서 옮길 수 없다면 SH가 경기도에 지은 주거시설과 기반시설은 경기도민이 이용하게 된다. 

SH가 강북에 집을 지으면 강남 주민들에게 개발이익이 돌아간다고 얘기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세용 사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개발이익을 경기도민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김헌동 사장의 약속은 공수표가 될 것'이라며 '개발이익금을 도내에 재투자하고 있는 GH가 사업하는 걸 주민들도 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김세용 사장이 아니라 경기도민이 판단할 문제다. 

김헌동 사장은 'GH가 개발이익을 경기도민에게 돌려줄 수 없을 것'이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 단지 '선의의 경쟁을 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김세용 사장은 이어 'GH는 이달 말 나오는 행안부 유권해석 결과가 SH의 손을 들어준다면, 행안부에 강력하게 항의할 계획'이라며 '법령위반'이라고도 언급했다. 

이 또한 행안부에서 판단할 일이고, 지방공사는 정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는 김세용 사장이 SH의 3기신도시 진출을 '지방 자치권 위반'이라고 지적했던 부분과도 일맥 상통한다. 

김세용 사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SH사장으로 재임하면서 국토부가 서울의 강남·서초·태릉·수서·양원지구 등을 LH에 몰아줄 때 지방자치권을 주장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지방 자치권 위반'을 주장하면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재 광명시흥 주민들은 토지보상이 미뤄지면서 100일 넘게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SH참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한준 LH 사장이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김세용 사장도 주민이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 

공기업의 진짜 주인은 '국민'...공기업 사장들이 밑거름 돼 줘야

김세용 사장은 이에 더해 '개발이익을 서울에서 다 가져간다'고도 했다. 

SH의 전임사장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부터 의문이다.

SH의 진짜 주인은 서울시민과 국민이라는 생각으로 재직한 것이 맞다면 이같은 표현은 참 어색하다. 

이런 논리라면 LH 사업은 국익에 부합하고 각 지방공사의 사업은 단지 해당지역에 한정되는 더 나아가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지역이기주의의 단면이라는 식의 억지 주장에 어떻게 맞설 생각인지 궁금한 대목이다. 

현재 LH와 GH는 '땅'이 많은 대신 '자본'이 부족하고, SH는 반대로 '땅'이 모자라고 '자본'이 충분하니 경기도민들과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그리고 LH와 GH는 팔고 싶어도 팔기 힘든 '땅'을 공기업인 SH가 사서 국민이 원하고 정부가 약속했던 집을 지어 공급하겠다는 것이 잘못인가?

자칫 국민을 외면하거나 무시하고 공기업끼리 밥그릇 싸움을 하고, 영역 다툼을 벌이는 모양새가 연출되는 것은 곤란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모든 공기업의 진짜 주인은 다름아닌 '국민'이다. 

이한준 사장도, 김헌동 사장도, 김세용 사장도 임기 동안 국민이 맡긴 곳간을 잘 관리하고, 국민을 위해 봉직한 뒤, 후임들이 더 많은 일을 더 잘 해낼 수 있도록 밑거름이 돼 주기를 국민은 원한다. 

이한준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한준 사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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